강선우 의원, 심평원 심사·관리 부실 질타..."보안인력 전문성 확인 미흡"
정신과 병실에서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에게 살해를 당한 고 임세원 교수의 숭고한 희생을 계기로 제정된 일명 '임세원법'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진료실 안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 제기 당사자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다.
강 의원은 2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임세원법 무용론 및 관리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임세원법 사망 후 관련법 시행 2년이 지났는데 병의원 내 의료인 폭행 및 사망사건이 줄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약 5000건의 폭행·사망사건이 발행했고 이전과 비교해 두 배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세원법에 시행에 따라 병의원 내 보안인력 배치와 장비 설치가 의무화됐디만, 대상이 100병상 이상 병원으로 제한됐다"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 의원이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세원법에 따라 보안인력 배치, 비상경보장치 설치 의무화를 준수한 병원은 각각 전체의 45%,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세원법 은 약 2년 전 고 임세원 교수가 정신과 진료 중 사망한 뒤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만들어진 의료법 개정안을 뜻한다. 지난해 4월 국회 통과 후, 올해 4월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됐다.
유예기간 종료일은 10월 23일이지만, 확인 결과 9월 말을 기준으로 대상 의료기관 중 45%만 보안인력을 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상경보장치도 설치율이 30%에 불과했다.
그 사이 병원 내 폭행사건은 여전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의료기관에서 접수된 상해·폭행·협박 사건은 총 2223건이었다. 특히, 폭행의 경우 2015년 발생 건수의 2배에 가까운 1651건이 발생했다.
보건복지부는 임세원법에 따른 의료기관 보상 차원에서 '입원환자 안전관리료' 수가를 지원하고 있다. 각 병원들이 이를 받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을 준수했다는 자료를 심평원에 제출해야 한다.
'전문 보안인력'의 경우 경비원이나 청원경찰 등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인력을 채용해야 하지만, 심평원은 보안인력으로서 자격이 충분한지 확인 없이 수가를 산정하고 있다.
병의원에서 근로계약서와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면서 근로계약서 상 업무내용을 '보안업무'라고 기재만 해도 수가를 인정해주고 있다. 건보공단 제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심사를 통해 두 달간 지원된 수가는 약 50억원이다.
강 의원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 만큼 엉성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를 위협하는 사건은 증가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대책들은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아 현황 점검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