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국시 재응시 허용' 요구에 정부·여당 "허용 불가" 일축
의-정합의 사항 여부 놓고도 이견...극한 대립 가능성 재고조 우려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 여부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의료계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과의 대립이 다시 한번 극한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최근 새로운 지도부를 구축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정부와 여당이 의대생 국시 재응시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강경 대응을 펼치겠다고 경고했지만, 여당 의원들과 보건복지부는 의사국시 재응시 허용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한재민 신임 대전협회장은 지난 12일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공의들이 의사 국가 시험 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인턴 수급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명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런 한 신임 회장의 발언에는 대전협을 중심으로 한 전공의 파업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을 해석돼, 향후 대전협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감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로선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주호용 의원(보건복지위원회/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질의에 대한 답이었다.
주 의원은 박 장관에게 "의대생 국시 재응시는 없다는 게 보건복지부 입장인가"라고 확인했고, 박 장관은 "현재로선 없다"고 일축했다.
주 의원은 "의대생의 집단행동은 잘못이나 국가가 감정을 가져선 안 된다. 국민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지, 의료인력 수급 문제 등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여 부여를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주 의원은 "의료수급 문제 발생 시 향후 군의관도 부족해질 것"이라며 "국방부와 (대응 방안을)상의했느냐"고도 물었다. 박 장관은 "상의했다"면서도 구체적 상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9월 의사협회와 합의한 의정 협의체 구성이 논의 중인가"라고 물었고 박능후 장관은 "의사협회에서 공문이 와서 방역 1단계 조치 후 답을 드렸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의사협회가 의대생 국시 문제 해결을 협의체 구성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면서 "이 문제가 합의 내용에 포함됐나"라고 질의했다. 박 장관은 "전혀 그런 내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의대생 국시 재응이 허용 요구가) 의협의 과도한 요구인가"라고 물었고, 박 장관은 "의협이 협의체 구성과 관계없는 일을 들고 나왔다"고 일축했다.
박 장관은 "의대생 국시 재응시 문제는 법과 원칙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새로 출범한 한재민 대전협 회장 등 집행부는 취임 첫 공식행보(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여당의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9·4 의-정 합의'에서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약속했다는 점을 짚으며 "정부와 여당이 이에 대한 해결 노력이 없을 경우, 약속했던 단체행동 유보를 이행할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호종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돌아오는 국정감사(22일 종합국감) 일정에서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부가 국가고시 문제나 인턴수급 문제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었다.
대전협의 이런 요구과 경고에도 종합국감에서 정부와 여당이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향후 의료계 특히 대전협과 여당·정부의 대립이 재발화할 가능성 높아 의료계 안팎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