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은 왜 첩약 급여 시범사업 최종안 반대하나?

한의사들은 왜 첩약 급여 시범사업 최종안 반대하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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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원 대상 설문조사…10명 중 6명 "시범사업 중단돼야" 응답
시범기관 중 63.6% 처방건수 '0건'…낮은 수가 불만 가장 높아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한의사 대부분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수가가 관행수가 보다 낮고, 청구프로그램이 어려워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의사도 10명 중 6명 정도여서 시범사업 최종시행안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월 4∼6일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최종시행안 찬반 투표에 앞서 12월 21∼23일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먼저 실시했다.

1개월 동안 진행된 시범사업 관련 회원들의 불편사항 점검 및 개선사항 발굴을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것으로, 전 회원 찬반 투표에 앞서 진행했지만, 결과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의협은 이번 설문조사에는 시범사업 참여기관 수 기준 9023개 한의원 중 1950개 한의원(21.6%)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2만 5518명 회원 수 기준 2979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는 '한의원-시범기관'(2128명), '한의원-비시범기관'(556명), 전체(2979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했다.

먼저 한의원-비시범기관(총 556명) 소속을 대상으로 한 첩약 시범사업 미참여 사유에 대해서는 '시범사업 수가, 약재비 등이 낮아서 미참여 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66.4%(369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청을 시도했으나 미신청 기관으로 됐거나 미승인됐다'는 응답은 12.9%, '시범사업 절차가 복잡해서' 응답이 10.3%로 뒤를 이었다.

한의원-시범기관(총 2128명) 대상으로 시범사업 첩약 처방건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물은 결과, '0건'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3.6%(1354명), '1∼5건' 처방이 29.9%(636명), '6∼10건'이 4.3%(91명) 순을 보였다. 시범사업이 1개월 이상 시행되고 있지만, 처방건수가 하나도 없는 곳이 절반 이상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의원-시범기관-비시범기관 모두에게(총 2979명) 첩약 시범사업 급여 수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관행수가 대비 너무 낮아서 공급자 수용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84.1%(2505명)으로 가장 많았다.

'관행수가 대비 낮지만 실손보험 적용, 대상질환 환자 수요 확대로 괜찮다'는 응답은 13.4%(399명), '매년 상승하는 급여수가로서 이 정도면 적절하다'는 응답은 2.5%(75명)에 그쳤다.

'관행수가 대비 너무 낮아서 공급자 수용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은 '한의원-비시범기관' 그룹에서는 89.4%, '한의원-시범기관' 그룹 중 처방건수가 '0건'이라고 응답한 사람에서는 91.5%가 첩약 시범사업 급여 수가에 불만이 많았다.

첩약심층변증방제기술, (자체)조제탕전료, (공동)조제탕전료 중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가로는 '첩약심층변증방제기술'이 1순위(82.5%)로 꼽혔다.

첩약 시범사업의 약재비 상한금액에 대해서도 78.9%가 '상한금액이 너무 낮다'고 응답했다. '상한금액은 적절한 편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9.4%로 나타났다.

청구프로그램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한의원-시범기관'(2128명) 그룹 대상 설문에서는 '어렵고 복잡해 처방을 포기했다' 응답이 58.4%(1242명)로 가장 많았다. '어렵고 복잡해 곤란하지만 적응하면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35.9%(763명), '숙달되어 괜찮다'는 5.8%(123명)로 뒤를 이었다.

처방건수가 '0건'인 그룹에서 '어렵고 복잡해 처방을 포기했다'는 응답이 77.3%로 가장 높았고, 처방건수가 1∼5건, 6∼10건이 있는 그룹에서는 '어렵고 복잡해 곤란하지만 적응하면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이 각각 61.9%, 61.5%를 보였다. '어렵고 복잡해 처방을 포기했다'는 응답은 각각 27.8%, 13.2%로 나와, 일단 처방을 한 경험이 있는 그룹에서는 청구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이 낮았다.

이밖에 '한의원-시범기관'(2128명) 그룹에서는 처방조제내역 안내 중 원산지 공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설문에서는 '원산지 공개가 매우 꺼려져서 처방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1.1%(1512명)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원산지 공개가 우려됐으나 환자들이 별로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 아직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17.7%, '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11.2%(239명)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첩약 시범사업 수행 만족도에 대한 평가에서는 88.4%(매우 불만족 72.4%, 다소 불만족 16.0%)가 불만족 스럽다고 응답했다.

한편, 전체 그룹에서는(2979명) 현재 진행 중인 첩약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58.7%(1749명)가 '향후 개선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일부 수정보완되면 좋은 제도로 자리매길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응답은 39.6%(1181명)로 나타났고, '현재 그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1.6%(49명)에 그쳤다.

또 한의원-시범기관 소속 개설자 1950명 중 1101명(56.5%)이 '현 첩약 급여 시범사업 시범기관을 철회하고 싶다'고 응답했고, 청방건수가 '0건'인 그룹에서는 70.9%가 철회하고 싶다고 응답한 반면, 처방건수가 '6∼10건'인 곳은 84.7%가 시범기관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응답해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한편, 한의협은 지난 1월 4∼6일까지 온라인투표시스템을 통해 전회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첩약 급여 최종시행안 찬성(그대로 시행) 13.01%(1788표), 반대(재협상) 86.99%(재협상)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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