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 4일 의협 회장 정견발표회 지상중계
대한병협협회가 주최한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후보자 정견발표회가 4일 오후 6시 화상으로 열린 가운데 여섯 명의 후보들은 병협과의 소통과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병협과의 모임을 정례화하거나 위원회 등에 병협이 추천하는 인사의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김진호 병협 총무위원장이 사회를 맡은 이날 정견발표회는 후보들이 준비한 정견발표와 병협이 취합한 공통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영호 병협 회장은 "병협 역사상 처음 개최하는 의협 회장 후보 정견발표회를 통해 의협과 병협이 상생과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보건의료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은 추첨 순서에 따라 정견발표에 이어 다양한 실무 및 회무 경험, 논리력 등을 내세우며 차기 의협 회장 적임자임을 호소했다.
이날 발표는 기호순이 아닌 추첨 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기호4번 박홍준 후보 : "대한의사협회 재난진료의료팀장을 맡아 일해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본인의 경험을 소개하며 "병원은 언제 (코로나) 확진자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도 별로 하지 않고, 규제만 많아 병원 경영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의사들은 좋은 소리 못 듣는다. 여론도 안좋다"며 그 원인을 리더십에서 찾았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투쟁을 반복했다. 투쟁은 강해지고 얻기 위한 것인데 의료계는 분열되고 상처만 입었다"며 "이제는 이해하고 소통하고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모든 직역을 골고루 이해하고 화합하고 단합하게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특히 "투쟁의 반복이 아니라 투쟁의 완성을 이뤄야 할 때가 됐다"며 "투쟁의 완성은 모든 직역의 의사가 하나가 되는, 대화합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도 역설했다. 또 "(투쟁의 완성을 통한) 최강 의협을 통해서 국민에게는 생명과 건강 지키는 최고로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메시지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는 정책파트너로서 메시지 보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회에 대해서는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율적이고 윤리성 담보한 단체라는 메시지 줄 수 있다. 의사들 모두에게 자긍심과 자존감 갖고 의협의 미래 제시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입후보하게 됐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3번 이필수 후보 : "2000년 의약분업 투쟁부터 지난해 정부의 4대 악법에 맞서 여러 차례 투쟁을 했지만 얻은 것은 없다"며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역설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저출산, 코로나로 아동 병원은 극심한 경영난에 처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조사에 따르면 131개 병원에서 지난 2월부터 각 병원당 적자 규모가 5∼10억원이며, 지난해 7월부터 환자 감소폭이 더욱 심화돼 많은 아동병원이 존폐 위기"라며 어려움에 처한 병원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의료취약지역의 민간병원들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방역 ,진단등 공익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잘못된 공공의료정책으로 민간 의료기관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고, 차입경영으로 부실 가속화되고 있다. 공공의료정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바로 잡아 의료취약지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 통해 의료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80대 환자가 대장내시경을 하다 사망한 사건으로 모 대학병원의 교수가 법정구속된 사례를 들며 "의료분쟁조정특례법 제정으로 의사가 안심하고 최선을 다해 진료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의협 중소병원살리기특별위원장을 맡아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또 재활요양병원에 6년간 근무하면서 요양병원과 지역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절감했다"면서 "지역의료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300병상 이하 간호차등제를 완화하고, 상급종합병원 입원전담의제도 정착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 수련 교육비 국가 지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의 문제도 적극 돕겠다"고 공약했다.
기호5번 이동욱 후보 : "대한민국의 의료계는 사상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수가로 생존의 위기가 닥쳤다. 향후 3년 동안 이런 생존권 위기를 타개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의사는 사회적으로 택시운전사 수준으로 저하할 것이다"며 "이런 부분을 돌파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사회장 3년의 회무 경험했다. 하지만 과거 직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회원들을 위해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CCTV 강제화와 관련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전국민 앞에서 방송 토론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당시 "수술의사의 70% 이상이 집중도가 감소하고, 의사와 환자의 불신을 조장함으로써 국민 피해가 발생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를 보건복지부나 정치권에서 CCTV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강제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병원 대상 CT 환수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와 맘모톰 소송을 들며 "논리를 잘 만들어 의사회원들이 형사처벌, 면허정지 위기 있었지만 무혐의로 진료를 잘하고 있다"며 논리력과 대응 능력을 갖춘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정치력과 관련해서는 "후원금만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너서클 안에 있는 핵심적인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6번 김동석 후보 : 본인의 가장 큰 자산중 하나를 "성공한 투쟁을 이끈 경험이 있고 오랜 회무 경험으로 협상력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꼽았다. 김 후보는 "성공하는 투쟁에는 논리적 접근과 탁월하고 끈질긴 협상력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필요하다면 몸을 사리지 않는 장외 투쟁력도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투쟁은 수단일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인공임신수술을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업무정지 처분을 고시했을 때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장으로서 수술 전면 거부 준법 투쟁을 이끌며, 보건복지부 등에 호소했다. 이 투쟁을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처벌 유예를 선언했고, 결국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본인의 업적을 소개했다.
또 자궁내 태아 사망 사건 시 의사를 구속한 법원 판결의 부당성에 항의하며 집회를 주관, 결국 무죄 판결로 이어진 경험과 지난해 국회에 의료사고처리특례법 개정안을 전달하면서 입법을 호소하고 청와대 청원 등 개정을 위해 행동에 옮긴 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특히 "병협과 새로운 협력체계를 설계해야 할 때"라며 "여러 의료현안에 대해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조정하고 수정하여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기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에 대해서는 "재정투입에 인색하면서도 국민건강증진 목표 달성하기 위해 의사의 희생만 강조하는 의료정책에 맞서 두 단체가 힘을 모아서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회원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호2번 유태욱 후보 : "의협이 일부 회원들만을 대표해선 안된다. 의협은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 단체"라며 "의협이 변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첫째, 회비 아깝지 않은 의협으로 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회비 납부 회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닥터 신용협동조합 설립, 의협 공제조합 사업 다변화, 젊은 의사를 위한 의사 연금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의협 대외 정치·홍보 역량 강화에 나서 의협 중앙·지역 정치참여위원회를 설립해 정치네트워크와 단결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회원과의 소통, 회원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해 중요 사안이 있을 때 회원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직선제로 선출되더라고 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청년쿼터제 도입, 청년위원회 신설, 대의원회 세대별 쿼터제 안건을 발의해 35∼50세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 회원들이 참여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협이 나아갈 방향을 위해 최고위원회를 신설하고, 역할을 강화할 뜻도 밝혔다.
"최고위원회에서 13만 회원의 의견을 결집하고 공통분모의 어젠다를 선정함으로써 서로 협력토록 하겠다"면서 "병협도 최고위 추천권을 갖게 될 것이며, 청년위원회 위원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호1번 임현택 후보 : "의약분업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진료하면 (환자가) 잘못돼도 장례식 때 '고생했다'며 인사하고 가는 것이 보편적 정서였다. 그러다 의약분업 투쟁에서 패배한 이후 의사들은 한없이 추락하고, 언론으로부터 매도당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의사들을 매도할수록 표가 된다고 인식하는, 전문가가 하나도 존경받지 못하는 기형적인 사회가 됐다. 이번 의사면허 관련 악법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현주소를 진단했다.
"의협을 개원의 단체로만 인식하는 평가가 있고, 병협은 의협과 전혀 동떨어진 조직으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이다"며 하지만 "개원의·중소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의업에 종사한다는 숭고한 일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는 "'우리는 의사다'는 소속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앞에 놓인 의사의 현실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끼리 아웅다웅할 게 아니라 미래의 큰 그림 보고,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합해야 정치인들이나 다른 직역들이 감히 상상조차 못할 큰 힘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하면서 "각 직역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기회가 자주 있어야 한다. 재미있고 생산적이면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수 있는 만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통질의] 소통과 단합을 통해 의대교수, 봉직의, 개원의, 전공의 등 전직역을 아우르면서 모든 의료기관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박홍준 후보 :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간의 이해다. 모든 직역이 현재 처한 어려움에 대한 이해가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는 물론 봉직의 , 개원의 모두 경험했다. 이해하고, 서로 존중할 때 일보 전진할 수 있다. 서로 간의 갈등과 대립은 정부만 좋은 일을 시킨다. 의협과 병협이 힘을 합쳐 할 일은 부조리한 제도, 말도 안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있는 파이를 나눠 갖는게 아니라 새로운 파이를 창출해야 한다. 적극적인 소통 채널을 만들고, 정기적인 모임이 필요하다. 의·병협 협의체가 현재 유명무실해졌으나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서울시민과 소통했고,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으로서 주민들과의 갈등 적극적으로 해결한 경험 있다. 의정협상단장을 하면서 협상력을 키웠다. 여러 직역에 대한 고른 이해,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이필수 후보 : 의협이 개원의 대표단체라는 점이 안타깝다. 의협은 의사연구회부터 130년 역사를 지닌 13만 의사의 대표단체이자 봉직의·교수·개원의 등 전직역을 아우르는 중앙단체다. 그럼에도 그동안 의협이 개원의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보니 이런 오해가 나왔다. 개원의·봉직의·의대 교수·전공의 등으로 통합 원탁회의체를 구성해 정례 운영함으로써 소통이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 상임이사회 구성도 전 직역이 고루 참여하고 특정 직역의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의협과 병협 임원진이 수시로 만나서 모든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 돕는 공통체를 만들겠다.
이동욱 후보 : 병협과 의협은 이해 관계가 다를 수 있다. 병협은 기관의 모임이고, 의협은 대한민국 의사의 인적 연합회이다. 때로는 이해관계 다를 수 있다. 병협과 의협은 전략적으로 공조해야 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하면 보건복지부에 당할 수밖에 없다. 인정해야 할 것은 의협은 13만 회원을 보호해야 하는 단체로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지만 정부를 상대할 때만은 각개격파당하면 안된다. 각개격파를 당해 분열하지 말고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병협과 전략적 협조 관계를 통해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후보다.
김동석 후보: 병협과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한 단체로 국민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국민건강보호에 이바지하는 단체다. 상생하며 상호 협력하고 국가정책이 올바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각자 역할 을 다해야 한다. 누가 더 주도적으로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의료발전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욱 더 의미있다. 언제부터인가 의협과 병협이 각자 다른 기준으로 다른 목표를 향해 움직이며, 소속된 단체와 회원의 이익에 매몰돼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강력한 정부를 상대하기 위해 뿌리가 같은 의사단체가 서로 힘을 모아 대응해도 버거운 상황이다. 회장이 되면 실천가능한 방법으로 바로 개혁하겠다. 각 직역의 현안은 각 직역에 모두 위임할 것이다. 의협은 국가의 정책이나 회원을 위해 나설 수 있지만 직역을 대표해서는 안된다. 의협과 병협이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건강과 의료단체의 위상을 세우도록 노력하겠다.
유태욱 후보 : 병협이나 의협이나 그 회원은 의사다. 13만 의사는 어디에 소속됐든 간에 의사라는 본질은 같다. 여태까지 의협이 중앙단체의 위상을 잃었다. 병협과 함께 하려면 회무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스템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병협이 추천하는 인사를 최고위원회 위원으로 선정하고, 병협이 추천하는 인사가 의협 상임이사회 참여해 회무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30대 때 미국에서 미네소타대학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의료경영학을 공부했다. 삼성서울병원 전략기획실에서 삼성의료원 중단기 발전 계획을 세웠다. 20년간 실무와 경험, 그리고 이론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노력한 후보다. 모든 역량을 발휘해 의협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임현택 후보 : 의사들 모임이 좀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젊은 의사들이 하는 말을 열린 마음으로 귀 열어놓고 들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1, 2, 3차 병원이 무한 경쟁하고, 서로 아웅다웅하기 보다 파이 자체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에게 개발독재시대의 질낮은 구내식당 밥이 아니라 선진국 수준에 맞는 호텔 음식을 대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 왜냐 하면 벤츠가 독일 본토 보다 더 많이 팔리는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