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삼각근' 아닌 '삼두근' 접종 논란 "잘못된 위치 전달 우려"
감염전문가들 "근육량 차이로, 백신 새어 나올 가능성…지침 지켜야"
"1회 접종용량을 주사기에 취해 상완의 삼각근에 근육주사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침' 사항이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서울대병원 접종 사진에서 해당 지침을 지키지 않은 모습이 보도되면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지침 따르지 않은 접종 '논란'
A교수는 SNS에 사진을 첨부하며 해당 문제를 처음으로 지적했다. 해당 사진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4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접종 사진. 하지만 의료진들은 "일반적 접종과 완전히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A교수는 "(서울대병원장 접종 사진에서) 지침에 따른 삼각근이 아닌 삼두근에 접종하고 있다"며 "해당 부위는 삼각근에 비해 지방층이 많아, 근육주사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료진들도 댓글을 통해 "어깨까지 노출해서 손가락을 벌려 브이자 모양을 그려 삼각근을 잡고 접종하도록 교육해야 하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른 동네병원도 편의상 서울대병원 접종 모습을 따를까 걱정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인터넷에 병원장들 주사 맞는 사진들이 보이는데 좀 이상한 위치에 주사를 맞은 분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CDC의 권고문을 링크하며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할 곳은 삼각근 부위다. 어깨 끝에서 2인치(5㎝)내리온 지점"이라며 "근육에 잘 들어가야 백신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위치에 주사기 바늘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긴팔을 입고 가면 안 된다. 가운데 단추를 다 풀고, 어깨를 드러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 전문가 "지침 외 주사, 부작용 높이고 효과 떨어트릴 수 있어"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길병원 감염내과)는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삼각근이 어깨 상계 근육 중, 가장 두껍고 안전하다"며 "통상적으로 근육 안쪽으로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기 때문에 지침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두근은 사람에 따라 얇은 근육이 될 수 있다.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면, 백신이 새어 나와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진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장 역시 해당 접종 사진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정석은 아니다"라며 "근육량에 개인차가 있어, 효과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개인차에 따라 근육량이 다르므로 지침대로 해야 효과와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백신학회 "임상연구대로 접종을 하는 것이 원칙"
대한백신학회 역시 임상 연구에 따른 방식대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울대병원장 접종 사진은 피하주사된 모습"이라고 짚었다.
마상혁 부회장은 "당연히 임상연구대로 접종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삼각근은 신경과 혈관이 없는 부위라 접종에 적당한 부위"라면서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접종을 삼두근에 해도 된다는 곳은 보지 못했다. 전 세계적인 가이드라인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도 사진에서 확인해보면, 개인병원에 비해 종합병원에서 잘못된 접종 모습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전에 접종을 많이 해 본 경험의 차이로 보인다"며 "접종 부작용이나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침에 따른 교육이 다시 한번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관 손상 등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조언도 이었다.
마상혁 부회장은 "근육 밑으로 가게 되면 신경이나 혈관에 손상을 줄 위험이 커진다"면서 "피하주사 시, 더 큰 통증을 느낄 수 있고, 효과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접종 시, 각도가 피부와 90도가 되는 것이 좋고, 정확한 접종을 위해서는 상의를 탈의하고, 맞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