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예방·치료만 관심 집중…코로나 이차적 문제도 신경 써야
서재현 교수 "노년층 난청으로 인지 장애·치매 위험, 사회적 관심 필요"
코로나19 때문에 1년이 넘도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생활화 되면서 이로 인한 노년층 등에서 '난청' 환자가 증가해 난청으로 인한 인지장애 및 치매 위험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학회의 지적이 나왔다.
대한이과학회는 지난 3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스크 착용과 난청 환자 증가 경향을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주로 발열, 마른 기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이며, 몸살·인후통·설사·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미각이나 후각 상실, 결막염,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의 증상으로 '난청'이나 '이명'과 같은 청각 증상은 잘 알려져 있는 증상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의 생활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이 강화되면서 난청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서서히 진행돼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으나 마스크가 일상화되면서 상대방의 말소리가 마스크를 통해서 작게 들리고, 입모양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게 돼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것.
이 밖에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서재현 교수(가톨릭의대 이비인후과)는 "아직까지는 케이스가 매우 부족하고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감염증이 청각 증상을 후유증으로 남길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감염증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난청이나 이명이 악화하거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노년층의 말소리 인지기능 감소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난청은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 인지장애를 유발하며, 청력이 정상인 노인보다 두 배 이상 인지장애의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이비인후과학계는 치매로 발전하는 인지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청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은 대화 시 말소리로부터 얻는 정보를 뇌로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다"며 "난청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말소리를 더욱 집중해 듣게 되고 이때 뇌 활동량은 과도하게 증가하는데, 뇌 활동의 과부하는 뇌의 기능을 빠르게 고갈시키며 피로감과 인지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년 난청인이 겪는 대화의 어려움은 사회적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생기면 서로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는 난청인의 사회활동에 지장을 준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사회적 교류가 줄어든 노년 난청인은 뇌의 자극 감소로 인해 뇌세포가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인지장애나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며 "고독감이나 소외감을 겪는 노인 난청인은 우울증과 치매의 위험 속에 살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증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현재까지는 코로나 감염증의 예방이나 치료에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 앞으로는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적인 문제에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으로 말소리를 알아듣기 더 어려워진 노년층 난청인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이는 사회적 단절로 이어질 수 있고, 인지장애 및 치매의 위험성이 올라가므로 사회적으로 각별히 관심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