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의협 협상단장 "배수진 각오...수용가능한 합리적 협상 기대"
"의원급 결렬 높은 이유 곱씹어야...개원가 위기·협상 방식 개선" 요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위원회의 일방적 밴드(수가 소요 예산) 결정에 따른 '밀어붙이기'식 협상으로 의원급 협상이 결렬되면, 2023년도 수가협상 보이콧하겠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수가협상)을 앞 둔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 협상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김동석 단장은 먼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가입자와 보험자가 내년도 수가협상에는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의료서비스 공급의 실핏줄로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난 장기화로 휴·폐업률이 느는 등 붕괴 직전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을 수가협상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역대 수가협상에서 의원급 협상 결렬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의 압박에 건보공단 재정운영위가 일방적으로 밴드를 정하고, 공급자단체에게 사실상 강제로 배분하는 협상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석 단장은 4일 [의협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022년도 의원급 수가협상에 임하는 각오와 협상 원칙, 방향에 대해 밝혔다.
협상에 임하는 각오를 '배수진'이라며 "이번에도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협상이 반복돼 협상이 결렬된다면 내년도 수가협상도 보이콧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 국민은 물론 의료기관도 어렵다"라고 짚은 김동석 단장은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난지원금은 병원급 이상에만 지원됐다. 의원급은 그만큼 힘들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수가협상에서 객관적 근거와 논리 제시해 승부 볼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현재 의료수가가 원가 이하라는 것은 모두 아는 이야기"라며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원가 이하 수가를 정상화하는 방향이 설정됐으면 좋겠다. 원래도 저수가로 힘든 의원급 의료기관이 특수한 상황에서 더 어려워졌고, 이런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수가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은 수가로 좌우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외국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를 배려한다. 우리나라도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가입자단체의 압박으로 밴드를 보수적으로 결정하고, 그 후에는 공급자단체에게 강제적으로 배분하는 수가협상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급여비용과 진료 건수가 감소한 만큼 재정이 축적된 부분을 밴드에 전향적으로 반영해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가협상 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수가협상이 결렬되면 공급자만 패널티를 받는 구조 때문에 가입자와 보험자는 설정된 밴드 안에서 강합적인 협상을 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협상형식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급자가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SGR 모형을 토대로 진행하는 협상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가협상에 임하는 각오도 결연히 다졌다.
"이번 수가협상이 가입자와 보험자의 일방적인 협상 태도로 결렬되면 팡으로 수가는 가입자와 보험자가 결정하라고 하고, 수가협상에 나서지 않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최선을 다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협상에 임하겠지만, 그런데도 협상이 결렬되면 전 요양기관단체 대표들을 만나서 2023년도 수가협상을 보이콧하자고 제안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동석 단장은 오는 10일 의협 수가협상단의 위원인 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조정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등 협상단과 의협 실무지원팀과 내부회의를 거쳐 공식적인 협상 원칙과 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