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추나…전통도 없고 근거도 없다" 

"약침·추나…전통도 없고 근거도 없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6.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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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정책연구소,'한방 약침치료와 추나요법의 기원과 실체' 발간
'약침' 20세기 중반 민간 유래…개발·확산 주역 두 인물 한의사 아냐 
'추나' 여러 수기요법 차용…국민 건강 위해 안전성·유효성 검증 필수

한방 약침치료와 추나요법의 기원과 실체
한방 약침치료와 추나요법의 기원과 실체

"한의계에서 적극 활용되는 한방 약침과 추나요법의 실질적 기원이 명확치 않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한방 약침치료와 추나요법의 기원과 실체> 연구보고서(연구책임자 김준성 가톨릭의대 교수)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방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의 근거로 내세우는 '오랜 기간 사용돼 온 전통'은 과학적 검증의 면죄부로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한의계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는 한방 약침과 추나요법의 실질적 기원이 명확치 않다고 지적하고, 안정성 우려가 큰 한방 약침과 건강보험 급여항목이 된 추나요법의 검증 필요성과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방 약침과 추나가 도입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부터 현재까지의 관련 한의학 서적들을 조사해 한방 약침과 추나요법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는 시기와 내용의 변화를 조사하고 분석했다.

연구결과 한방 약침은 20세기 중반 이후 민간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통적인 한의학적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계에서 약침 개발과 확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인정하는 남상천·김정언 등은 한의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약침 치료법을 개발해 뛰어난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약침술이 한방 의료행위가 아니고, 약침 생산은 한의사의 조제 범위를 벗어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주사기를 통해 체내에 주사하는 약침에 대해서는 반드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등 규제가 마련돼야 하며, 대형 원외탕전원의 불법 의약품 조제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나요법 역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의료로서 수기요법이 활용됐다는 문헌 기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수기요법은 주로 맹인안마사의 영역이었는데, 1988년 당시 보건사회부가 맹인안마사들의 반대에도 안마를 한의사의 물리요법에 포함시킨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의사들이 사용하는 '추나'라는 명칭은 1990년대 초 한의사들로 구성된 한국추나의학회에서 채택했다. 이후 1994년에 보건사회부가 추나요법이 카이로프랙틱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한방요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리면서부터 추나요법이 한의사들에게 확산됐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의학에는 수기요법이 없었기 때문에 한방 추나요법은 여러 수기요법을 차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중의학의 추나보다 서양 수기요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주사기를 통해 체내에 주사하는 약침은 물론 추나요법이 독창적인 치료법이라면, 각각의 질환과 술기에 대해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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