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배지, 아무나 팔아도 되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배지, 아무나 팔아도 되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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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효력 없다지만…" 민간 업체 판매 '배지' 혼란 가중 우려
질병청, 접종자 사칭(?) 방지 '출입명부-접종 확인' QR 통합 추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된 T업체는 '코로나19 예방접종완료' 문구가 새겨진 배지를 판매하고 있다. 그래픽/윤세호기자ⓒ의협신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된 T업체는 '코로나19 예방접종완료' 문구가 새겨진 배지를 판매하고 있다. 그래픽/윤세호기자ⓒ의협신문

코로나19 백신접종 독려목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배지'와 관련, 민간업체에서 제작한 제품 판매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구매 가능한 배지나 스티커가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앞서 8일 브리핑을 통해 "예방접종 참여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접종자에게 배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배지는 준비 기간을 거쳐 접종센터와 주민센터 등을 통해 6월 말부터 접종자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그런데 '정부표' 배지가 본격적으로 배포되기 전에 '백신 접종 완료' 배지를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구매할 수 있는 판매 사이트가 등장했다.

해당 업체는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된 T업체로 '코로나19 예방접종완료' 문구가 새겨진 배지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3000원대다.

같은 사이트를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 스티커도 함께 판매 중이다. '해당 시설의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는 안내가 적혀있다.

'백신 접종 완료' 배지는 앞서 해외사이트를 통해서도 판매돼 왔지만 한글로 '코로나19 예방접종완료'표기가 된 배지는 공식적인 접종완료 인증 마크처럼 보일 수 있다.

한 소비자가 배지를 통한 접종완료자 사칭을 우려하자 판매자는
한 소비자가 배지를 통한 접종완료자 사칭을 우려하자 판매자는 "배지를 구매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배지의 증빙 효력이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해당 판매사이트 캡쳐) ⓒ의협신문 홍완기

민간 업체를 통한 배지 판매 부작용 우려는 판매 사이트 'Q&A'를 통해서도 제기됐다.

한 소비자는 "백신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 판매 배지를 차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면 어떻게 하느냐?"고 질의했다.

판매자는 "배지를 구매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배지의 증빙 효력이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 "안심 배지를 만든 목적은 병원이나 상점 등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곳에서 접종 사실을 알리고, 방문객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 정부에서는 "접종자 배지는 접종자 격려 및 예우 목적이며, 증빙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위·변조 제한은 오직 '증명 스티커'에 한정하고 있다.

모바일 전자증명서 활용이 어려운 65세 이상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증명 스티커'가 발급될 예정인데, 이는 증빙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위·변조 시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가 적용된다. 결과적으로는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배지의 경우, 정부에서 제공한 배지라 해도 행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카피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방접종에 따른 단계적 방역조치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라는 데 있다.

현재 6월부터 1차 접종완료자는 현재 8인까지 가능한 직계가족 모임 인원 기준에서 제외하고 있다. 조부모 2명이 1차 접종을 마친 경우 10인까지도 모임이 가능한 상황이다.

7월 첫째 주부터는 접종에 따른 방역 지침 완화 조치가 대폭 확대된다. 1차 접종만 완료해도 공원, 등산로 등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 없이 산책이나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한 접종 완료자의 경우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된다.

이에 배지가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해도 '접종 완료' 배지 착용자를 접종완료자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혼란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7월부터 확대되는 '접종단계별 완화 방역조치'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배지가 남용된다면 거리두기 지침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 백신접종자 사칭(?) 방지 '전자출입명부(QR)-백신접종 확인' 통합 추진

질병관리청은 해당 문제에 파악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 법적으로 단속할 대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박찬수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팀장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배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정부에서 배포하고 있는 배지 역시 공문서의 효력이 없고, 추후 법적 권리 부여 계획 역시 없기 때문에 이를 개별적으로 만들어 쓴다고 해도 제재할 근거는 없다"고 전했다.

'사적모임 금지' 제한 예외 등 접종 인센티브를 겨냥한 접종 사칭 사례 우려에 대해서도 "증명서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게나 공공시설 등에서 사용 중인 출입명부 QR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 QR을 통합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찬수 팀장은 "접종 증명서는 현재 발행되고 있는 종이·앱 증명서나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교부 예정인 스티커 등 공문서의 지위가 있는 증빙을 통해서만 인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조하는 데 대해서는 법적 처벌이 가능하고, 단속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접종 증명서에도 QR이 있지만 출입명부에서 활용되는 QR과 연동이 되지 않아, 활용에 불편함이 있다"면서 "이 부분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현재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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