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학회, 환자등록제도·인공신장실 질 향상 국가 지원 절실
'우수 인공신장실' 110곳 인증…"안전한 투석치료 확보 주력"
혈액 투석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진료비도 4년 동안 46%가 증가한 가운데 인공신장실에 대한 법·제도적 정비와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인공신장실에 대한 규정이나 투석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제도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시행 중인 대한신장학회가 올해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신장학회는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통해 각 의료기관이 혈액투석 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혈액투석 서비스의 질 향상과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5개월가량 지연된 올해 평가에서는 122명의 평가위원이 서류심사와 현지실사를 진행했으며, 각 인공신장실 진료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평가 기준은 ▲의사·간호사 인력 ▲시설·장비 ▲수질검사 ▲투석 과정 ▲윤리성 등으로 인증평가를 신청한 128곳 중 110곳(85.9%)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기관들은 학회로부터 우수 인공신장실 증서와 인증 마크를 받으며 인증기간은 3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혈액투석 수진자 수는 약 9만명으로 4년 전보다 23% 늘었고, 진료비도 2조 6000억원으로 4년 동안 46% 증가했다.
투석 환자 생존율은 조금씩 향상되고 있지만, 고령화와 동반질환의 중증도 증가로 인해 '암보다도 나쁜 생존율을 가진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당뇨병을 앓는 투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대장암·위암보다 낮다.
해외에서는 이미 혈액투석 관련 인공신장실 인력·시설·운영에 대한 법률과 설치 기준이 마련돼 있으며, 인증 형태로 인공신장실 질 관리를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인공신장실에 대한 규정이나 투석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제도가 없다.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국내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전체 의사 중 투석전문 의사 비율은 75%에 그쳤으며, 특히 요양병원은 절반 넘게 투석전문 의사가 1명도 없었다.
투석 환자에 대한 진료가 전문적이지 않을 땐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지고,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인공신장실 감염관리는 물론 확진자 대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10월 현재 전국적으로 296곳이 인증을 받았으며, 신장학회 회원 기관의 약 40% 수준이다.
신장학회 인증 인공신장실은 학회 홈페이지(www.ksn.or.kr)와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홈페이지(ksn.nephline.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철우 신장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은 "투석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우수 인공신장실 홍보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인증평가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영기 투석이사(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는 "인공신장실 인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환자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료환경과 안전한 투석치료 확보"라며 "투석 환자 등록 제도와 투석 기관 인증 등 국가 차원에서 투석 환자에 대한 관리와 인공신장실 질 향상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