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역사편찬위원회' 113년 역사 의미·이상·가치 담을 것
의료정책 어젠다 'KMA POLICY' 발굴…'정관개정특위' 박차
균형·화합·소통·중개자·신뢰 '다리' 구축…응원 및 동참 당부
안녕하십니까? 회원 여러분, 그리고 대의원 여러분, 올해로 대한의사협회 창립 113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3만 회원, 시도의사회와 직역의 모든 임직원과 함께 자축합니다.
우리 협회는 1908년 <한국의사연구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한 기점으로 매년 11월 15일을 생일로 정하고 113년 역사를 이어 오면서 사회적 위상과 오피니언 리더로서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 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작고하신 선배 회원님의 희생과 노고에 머리를 숙입니다.
2020년 코로나19의 촉발로부터 대한민국은 움추러들었고, 우리 의료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당장 의료현장에 예전의 일상 회복은 어렵더라도 어서 회원님들께서 빨리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13만 회원여러분, 대의원 여러분, 제가 지난 4월 정기총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의협 및 산하단체 등의 회의·토론회·워크숍 등에 참석하면서 많은 회원을 만나고, 현안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선배 의장님들의 경륜과 깊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보는 신선함이 남아 있는 이 시점에서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회가 113년의 역사에 갖는 역할과 의미에 대하여 나름대로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합니다.
과거를 버릴 수 없습니다.
의협 113년 가치와 이상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 무엇이 아닙니다. 내려져 온 텍스트와 그 당시 생각과 문화가 어우러진 이어짐 속에서 좋은 것은 채택으로, 나쁜 것은 폐기되며 집약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위상과 저력으로 연결됐습니다.
그렇지만 20년 전인 2000년대 의약분업 이후 선배·동료 회원님들은 의료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리로 나와 분노하였고 그 혼란의 과정에 차분히 일상으로 되돌아오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분노와 회한과 아쉬움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기억의 전달자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시도의사회가 심혈을 기울여 75년사, 100년사 등을 출판하는 연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의협도 가칭 '의협역사편찬위원회'를 만들어 의협 역사의 수집과 완성을 통해 회원 모두의 이상과 가치를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미래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울림과 같이 씨앗을 뿌리지 않고서는 가을의 수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KMA POLICY 특별위원회'가 지난 10월 제2기 발대식을 열고 미래 후배 회원님에게 든든한 의료정책의 기준을 만들어 더 이상 과거의 아픈 전례를 밟지 않도록 아젠다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의원회 개혁TF'는 우리협회의 거버넌스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고심하면서 회원과 대의원의 요구사항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
최고의 가치도 현실을 담아내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끊임없이 시대와 맞춰가는 과정을 '정관개정특별위원회'가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규정이 현실을 속박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의 틀 속에 회원들을 구속하기보다 맘껏 활동할 수 있도록 틀을 넓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많은 회원이 같은 언어로 같이 행동할 수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소외되는 의사회와 직역이 없는 탄탄한 조직이 되는 '균형의 다리', 소모적인 내부적 갈등을 외부로 돌려 승화할 수 있는 '화합의 다리', 회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소통의 다리', 의료정책의 입안자인 정부와 회원을 연결하는 '중개자의 다리', 그리고 국민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놓아주는 '신뢰의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협회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소통을 발판으로 다음 10년, 20년, 50년을 넘어 또 다른 100년을 맞이하는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다 함께 응원하고 동참하여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13만 회원 여러분, 그리고 대의원 여러분, 이제 내년인 2022년이 되면 4년여 동안 남의 집 셋방살이를 청산하고 동부 이촌동 우리집으로 들어갑니다. 집 없는 설움에 임직원의 노고가 컸을 것입니다. 회원님의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금에 동참하여 한 층씩 쌓아 올린 새 회관이 이제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 협회가 대한민국 의료정책을 선도하고, 모든 회원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새로운 2022년의 창립 114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올해 2021년 113년 창립을 회원 모두와 함께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