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위기대응 교육 부재…체계적 교육과정·운영방안 마련해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국가 재난대응 위한 교육과정 개발' 보고서 발간
국가 재난 수준의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의사 대상 감염병 위기대응 교육 거버넌스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차원에서 거버넌스 체계를 제도화해 교육 위탁 운영, 감염병 위기대응 교육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교육운영 주체 지정 ▲교육 운영·전문인력 활용방안 사전 논의 ▲교육 예산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의사들의 감염병 위기 대응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고, 민관 상호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가 재난관리 정책 실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는 견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국가 재난대응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방안: 감염병 위기대응 교육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책임자인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길의료재단 길병원 감염내과)는 "해외 유입과 국가 간 전파 등으로 인해 감염병 확산 가능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국내·외 감염병 대응 체계 및 교육 현황을 조사해 국내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감염병 위기대응 전문가 인터뷰·의사 대상의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교육과정과 운영방안의 개선책을 제안했다.
국내 감염병 위기대응 체계 및 교육과정상 문제점도 짚었다.
의료 실무 경험 전인 의대 학부생, 졸업생, 대학원생 등에 대한 감염병 위기대응 지식역량 강화 교육 미비, 감염병 위기대응 전문가 양성을 위한 장기간의 교육과정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진단됐다.
또 국가 차원의 감염병 위기대응 교육 관련 예산 지원도 부족한 상태다.
현장 전문가 인터뷰에서 도출된 교육내용으로는 ▲의사소통 기술 ▲갈등 관리 ▲위기대응 공동체 의식 등과 같은 태도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요구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의사 대상 교육 요구도 설문조사에서는 ▲감염병 위기상황의 이해 ▲역학조사의 이해 등과 같은 지식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요구도가 더 높았다.
이런 결과는 현장에서 의료인들이 겪는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갈등이 태도 역량과 관련된 문제라기보다는 감염병 위기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한 교육과정을 2단계로 구분해 제안했다.
'필수과정'은 모든 의사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한 기초 능력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심화과정'은 필수과정을 수료하고 감염병 위기관리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위기상황 통합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구성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감염병 위기대응 교육과정이 원활히 운영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 거버넌스 체계구축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에 동감한다"라며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평가와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보완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