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방역 완화 불가능...피해 감소 집중해야"
천은미 교수 "항체치료제·경구용 치료제·신속항원검사 활성" 제안
서정숙 의원, 15일 '단계적 일상회복 가능한가?' 토론회 개최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잠시 멈추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우선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 설득, 추가 접종, 경구용 치료제 도입 등을 통해 코로나19 피해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확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생활치료센터에서 렉키로나주 등 항체치료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 단계적 일상 회복 과연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단계적 일상 회복과 COVID-19 유행 예측'을 통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피해 감소 수단의 등장, 사회경제적 피해의 증가, 피해 감소 수단의 한계 등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미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서구권 국가와 우리나라는 항체 양성률에서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사람은 2.4∼2.8%에 불과하다. 향후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금 당장 방역을 완화하면 2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 방역을 완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밝힌 정 교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의료체계, 의료제도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원칙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우선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에 집중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와 고위험군에는 접종을 지속해서 설득하고 경구용 치료제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유행을 최대한 넓고 평탄하게 펼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해 최대한 점진적·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잠시 쉬어가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하다"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3주 동안 매주 20∼35%의 확진자 증가추세를 보였지만 이번 주는 10% 정도의 증가세만 보였다. 이러한 이유에는 정부의 정책도 있지만 국민이 확진자 수에 반응한 결과라고 판단한다"라며 "이러한 시기에 의료제도를 어떻게 개편할지, 중환자 병상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빠른 조치들이 이어진다면 단계적 일상 회복에 있어 어느 정도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은미 이화의대 교수(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는 '오미크론 특성과 출현 의미, 방역체계 문제점'을 통해 "국내 오미크론 사례가 100여 건 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PCR 검사에서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오미크론 사례가 퍼져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항체 형성이 가장 잘되려면 백신을 2차 접종까지 하고 살짝 감염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장기이식 등 고위험군에는 3차 접종을 권고해야 하지만,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잘 지키면서 살짝 감염되면 슈퍼 면역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가야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방역체계의 문제점으로 ▲고위험군에 대한 돌파 감염 대비 추가접종 지연 ▲코로나19 전담 병상과 중환자 병상 준비 부족 ▲재택 치료 확대로 인한 초기 치료 지연 ▲생활 치료시설 부족으로 감염확산과 치료 지연 ▲PCR 검사 증가 대비 준비와 효율성 부족 등을 지적하면서, 생활치료센터에서 렉키로나주 등 항체치료제 투여를 활성화하고 재택치료 확대 시 경구 치료제를 투여하고 신속항원검사 활성화하는 방안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주제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일선 현장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김병근 중소병원협회 정책이사는 "현재 중증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진들의 업무 과중은 물론 재원 기간이 길어져 병상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병상 확보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병상 관리를 위한 방안이 다시 재정비되고 강구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인해 업무 과중, 사망환자의 스트레스, 감염병 진료에 대한 스트레스, 각종 민원으로 인해 의료진들의 누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라며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과 중등증을 진료하는 의료진의 영역별 차별을 두어 중증을 치료하는 의료진의 상대적 박탈감과 인력 누수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지연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은 "중환자들이 밀려들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병상 확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치료를 전담할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숙련된 중환자 의료인력이 없다면 병상이 있어도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그저 '수용'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주기적인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체계가 마련되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배경택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오미크론과 관련해 오미크론이 발생한 국가의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부스터 샷, 항체치료제, 경구용 치료제 등을 활용해 향후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일선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안에 1200억원을 반영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