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관련 대구광역시의사회 성명서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7,000여명을 넘어 서고, 병상 부족으로 중환자 치료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의료현장 곳곳에서는 의료 붕괴 신호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런 위기 상황을 이용해 간호법안 통과를 위해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간호단독법안은 의료인 업무 경계를 허물어 의료시스템의 혼란과 의료인 면허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게 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특히, 간호사 업무범위를 진료의 보조에서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규정할 경우 타 직역 업무범위와 충돌할 수 있어 반드시 타 직역과 논의 등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간호법안은 보건의료직역간 갈등과 혼란만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현행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켜 결국 국민의 건강 및 생명 보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회는 특정 직역의 이익을 주로 대변하는 개별직역입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보건의료인 지원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의료법에 명시하여 모든 보건의료인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구광역시의사회는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고충과 희생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간호 단독 법안이 가진 문제점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본다면, 이 법안은 간호사의 권익은 커녕 오히려 간호사들에게도 해가 될 것이 자명하다. 대한간호협회는 지금이라도 간호법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환자 곁을 지켜 우리 국민을 코로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협조해야한다.

간호사 권익을 근본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없는 법안을 제정할 것이 아니라 수가 인상 및 수가체계 개선, 효율적인 간호 인력 수급 계획 수립, 의료기관 내 체계적인 간호 교육 및 업무 시스템 정비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대구광역시의사회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직역의 이익을 내세우기 보다는 코로나 종식에 힘을 쓸 때이다.

간호단독법안은 간호사를 포함하여 보건의료계 전반에 결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만들어진 법안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귀결됨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지금의 집회와 시위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일말의 도움도 되지 않음을 인지하고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주시기를 재차 당부 드린다.

또한 정부와 국회는 코로나19로 드러난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보건의료인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의료시스템의 전방위적인 개선에 나서주기를 바라며, 대구광역시의사회는 6,000여 회원들의 힘과 의지를 모아 코로나19의 위협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아갈 것임을 굳게 약속하는 바이다. 

2021. 12. 20
대구광역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