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성명 발표…"간호법, 보건의료 직역 근간 흔들어"
"치과의사·간호조무사·응급구조사 등 보건의료 단체 반대"
대한지역병원협의회가 간호사를 제외한 모든 의료직역에서 반대하는 간호법 제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6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 11월 말 국회에서 계류된 간호법 제정안은 보건의료 직역의 근간을 흔드는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신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병협은 대법원 판례(2006도2306, 2008도590)를 인용하며 간호사 업무 범위를 '진료 보조'에서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대체하는 간호법은 의료 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병협은 "간호법의 '환자 진료에 필요'라는 표현은 지금까지 상식으로 받아들인 묵시적 동의에 대한 도전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합법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라면서 "간호법은 의료법의 하위 법령에 지나지 않으므로, 간호법의 내용은 상위법 우선의 법칙에 위배되며 대법원의 판결과도 상충된다"라고 지적했다.
지병협은 간협이 불법 진료를 조장하고, 법정 간호인력 기준을 위반하는 의료기관을 퇴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병협은 "간호협회는 절대적 의사 부족으로 의학적 진단과 처방, 심지어 수술 집도까지 진료를 지원하는 간호사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PA 제도 등 관행처럼 행해지는 이런 현실에 대해 왜 고발하거나 형사 사건화하지 않는지 답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PA, 소노그라퍼, 전문간호사 등의 제도를 상급종합병원에서 공식화 하자는 원인은 대학병원 의사 인력 부족이 아니라 제도적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정 간호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다는 대다수 '불법 의료기관'은 대체로 의료 환경이 열악한 도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고 밝힌 지병협은 "이는 도서 지역보다 도시 지역을 선호하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기인한 것이다. 법정 간호인력 기준을 위반하는 불법의료기관이 양산되는 과정은 '간호사'만을 인력 기준에 포함하는 비현실적인 정책이 원인"이라면서 "불법 의료기관은 퇴출하라는 주장은 도서 지역을 무의촌으로 만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라고 반박했다.
지병협은 "팬데믹 상황에서 전염병을 막는 것보다 간호법 제정이 더 급한 문제인지는 더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시기적으로 전염병과의 전쟁에 전념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까지 시위에 동참하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간호사를 제외한 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등 모든 보건의료 단체가 간호법을 반대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것이다. 국민에게 위해가 되고 직역 갈등을 조장하는 간호법 제정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