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강병원 의원 대표발의 법안 반대…"치명적 독소 조항 소송 증가"
중재원 설립 취지 무색...5인 감정부에 비전문가 3명? "개선해야"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방어진료 확산과 의료소송 남발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강병원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해 12월 31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 의원은 "2016년 일명 '신해철 법'이 통과되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사망이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혹은 장애등급 1급 중 일부에 해당하는 중대 의료사고만 조정절차가 자동 개시되고 있다"라면서 "중대 의료사고 외의 경우는 피신청인인 의료인이 조정절차에 참여 의사를 14일 동안 밝히지 않으면 조정신청이 각하되어 합의나 조정에 이르는 신청 건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및 한국소비자원 등의 분쟁조정 제도는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절차가 자동 개시되고 있다"라면서 "의료분쟁 조정도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해 조정의 실효성을 높임으로써 의료사고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려고 한다"라고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의료분쟁조정법은 2011년 4월 7일 제정됐다. 당시 의료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방어적·소극적 진료의 우려는 물론 의료소송 증가와 외과계 전공과목 기피로 결국 환자의 건강권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 입증책임 전환,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조정절차 자동개시 등은 법안에 반영하지 않았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중대 의료사고 이외의 경우에도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 절차를 자동 개시토록한 강 의원 법안에 대해 "방어진료 확산과 의료소송 남발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독소조항을 담았다"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계가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국회의원의 개정안 발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설립 취지는 신속, 공정한 구제 및 조정임에도 실제 의료소송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제공해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면서 "감정, 조정서비스를 분쟁 당사자들에게 제공하는데 그 과정에서 노출된 감정서, 조정결정서는 조정 불성립 후 법정소송에 인용되어 재판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과실 여부를 과학적이고 전문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감정부를 비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중재원 감정부는 의료전문가 2명과 비전문가 3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중재원의 제정 목적에 맞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고 감정부 구성 개선,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대상 확대, 감정서, 조정결정서 재판 인용금지 등 의료계의 합리적인 요구사항들이 개선되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