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병 장애등급 부여…CGM·인슐린펌프 등 요양기기→치료재료 변경
당뇨병학회 "당뇨병 관련 기기 급여체계 변경 의약품처럼 처방 가능해야"
관련기기 사용 환자 교육에 상당한 시간·노력 수반…교육 수가 산정 바람직
췌장에서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에 대해 장애등급을 부여해 지원을 확대하고, 요양기기로 지정돼 있는 연속혈당측정기(CGM)·인슐린펌프 등을 치료재료로 변경해 의사가 처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통해 당뇨 환자들이 관련 기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드는 노력과 시간을 보상하는 교육 수가 산정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한당뇨병학회(Korean Diabetes Association·KDA)는 2월 24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2년간 주력할 중점 활동 목표와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규장 이사장(영남의대 교수·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백세현 회장(고려의대 교수·고려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문준성 총무이사(영남의대 교수·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혁상 언론·홍보이사(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배재현 언론·홍보간사(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광훈 특임이사 등이 참석해 주요 정책 이슈와 숙원 과제를 중심으로 학회 운영방향을 밝혔다.
먼저 최근 여야에 전달한 20대 대선 정책제안에 담긴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해서는 절박함을 담아 설명했다.
췌도 부전을 동반한 당뇨병에 대해서는 중증난치성질환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다. 1형 당뇨병과 심한 인슐린 분비 결핍을 동반한 2형당뇨병은 치료의 난이도, 중증도, 의료 비용 면에서 중증난치성질환의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치료 난이도가 높아 1차의료에서 다룰 수 없는데도 중증난치성 질환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어렵고, 일상적 삶의 영위를 위한 필수 최신기술 치료도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현실이다.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펌프 등의 급여체계 변경도 제안했다.
요양기기로 분류돼 있는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펌프 등에 대한 지원은 의료비가 아닌 요양비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환자들은 관련 기기를 환자가 직접 구매해 사용법에 대한 교육없이 시작할 수밖에 없어 올바른 사용이 불가능한 환경이다.
학회는 관련 기기를 치료재료로 급여 체계를 변경해 의약품처럼 처방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보통 30분 이상 소요되는 기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에도 수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뇨병학회는 ▲상생·화합을 가치로 도약 ▲아시아를 넘어 세계 학계 선도 ▲후속세대 양성 미래 대비 ▲종합적 국가 당뇨병 관리 모형·로드맵 개발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상생의 가치는 다양성에서 찾았다. 당뇨병학회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소속돼 있다. 직역과 세대가 다른 전 회원이 주의의식을 갖고 열린 사고와 유연한 자세로 화합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다.
소통에도 무게를 옮겼다. 500만 당뇨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전문가단체로서 환자 건강과 처우 개선에 앞장서며 환자단체와 전략적 동반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다짐이다.
세계 속 학회 위상 제고 역시 주요 목표다.
대한당뇨병학회 학술대회는 지난 10년간 아시아권 대표 국제학술대회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내 첫 온라인학회를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세계 유수의 관련 학회·회원 교류를 통해 세계적 학술대회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 2017년 SCIE에 등재된 학회 공식학술지 <DMJ>의 성과도 되짚었다.
<DMJ>는 현재 SCIE·Medline에 모두 등재됐으며, 지난 2020년 국제인용지수(IF) 5.376 상위 25% 이내 학술지로서 내분비대사 분야 Q1 저널에 진입했다. 현재 연간 400여편의 논문이 투고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에 내분비대사 분야 피인용지수 10% 이내 학술지로 비상을 앞두고 있다.
학회의 미래를 짊어질 후속 세대 양성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당면 과제다
30∼40대 회원 참여를 확대해 활기를 불어넣고, 전공의·의대생 등의 학술대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교육프로그램 마련에도 한창이다. 이와함께 전임의 등 연구경험이 부족한 회원들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신진 교수들의 연구비 지원 폭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 당뇨병 관리 모형·로드맵 개발에도 나선다.
새로운 차원의 국가 당뇨병 관리 모형 제도화를 통해 당뇨병 전공 의사들이 충분히 대우받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KDA integrity'를 찾겠다는 다짐이다.
오는 5월 12∼14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35차 춘계학술대회, 10월 6∼8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2022 ICDM(International Congress of Diabetes and Metabolism)' 의 주요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춘계학술학회에서는 디지털과 가상현실을 접목한 메타버스 포스터 구연 발표와 전시장이 운영되며, 당뇨병 분야 기초·중개·임상 연구와 신의료기술 발표와 토론이 마련된다. 세계적 석학의 특강과 여성의과학자 특별세션, 의료 직능별 스페셜 세션도 열린다.
'2022 ICDM'에서는 세계적인 당뇨병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함께 국내외 당뇨병 의료서비스 제공자 교육, 국내외 젊은 연구자 참석 지원, 국내외 연구자간 네트워킹 등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당뇨병 학술대회 위상을 다진다.
당뇨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학회 홍보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당뇨병의 정석'은 구독자가 8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카카오톡 채널 '당당이의 당뇨가 뭐니'를 통해 당뇨병 관련 카드뉴스와 소식을 알리고 있다.
당뇨 환자용 최신 기기 사용을 위한 교육자료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 환자를 위해 지난해 <연속혈당측정을 이용한 혈당 조절 길잡이>을 발간했으며, 올해에는 자동 인슐린 주입 기능의 인슐린 펌프, 식사 전 인슐린 주용량 자동으로 계산하는 인슐린 펜, 연속혈당측정 관련 교육자료를 내놓을 예정이다.
당뇨병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 수행에도 회무를 집중할 계획이다.
당뇨병학연구재단 운영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당뇨병 관련 학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사회공헌위원회를 개설하고 다양한 캠페인과 기금 모금을 지속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심리적 취약계층 대상 당뇨관리 지원을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젊은층 당뇨환자를 위한 각종 대책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