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이달 말 10만명 분 국내 도입, 활용 예정"
코로나19 환자 확산세와 맞물려, 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상품명 라게브리오)' 국내 도입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월 21일 브리핑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금주 중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질병관리청이 그 결과에 따라 10만명 분의 약제를 도입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의 긴급사용 승인 결과에 따른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사실상 약제의 국내 도입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몰누피라비르는 MSD가 내놓은 최초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치료제 개발 자체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보다 빨랐는데, 당초 50% 수준으로 알려졌던 입원·사망 위험 감소율이 최종 결과 30%로 하향 조정되는 등 유효성·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도입이 미뤄졌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해 말 MSD의 요청에 따라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 타당성 검토 작업을 시작했으나, 그간 투약 효과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해왔다.
중대본이 이날 약제 사용승인 결정 기한은 물론, 구체적인 초도 물량 및 기한까지 언급하고 나선만큼 이달 말 약제 도입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몰누피라비르 도입과 관련해서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찬반이 있어왔다.
팍스로비드 부족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다 간이나 신장질환 등을 가진 경우 해당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만큼 추가 약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팍스로비드에 비해 낮은 효과성과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긴급 승인이 나더라도 실제 이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이런 가운데 WHO는 최근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몰누피라비르의 조건부 사용을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나 심각한 면역결핍환자, 고혈압 또는 중증 당뇨병 등 고위험군 만성질환자 등 입원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몰누피라비르 치료를 권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WHO는 젊고 건강한 환자, 임산부와 수유부 등은 잠재적 위해성이 훨씬 높은 만큼 약물을 투여해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중대본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먹는 치료제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11일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에서 팍스로비드를 쓸 수 없는 환자에게 몰누피라비르 도입 필요성을 논의했으며, WHO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해당 약제의 사용을 제한적으로 권고했다"고 약제 도입 논의를 재개한 배경을 밝혔다.
중대본은 팍스로비드 추가 도입 등도 함께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대본은 "먹는 치료제 조기 도입과 추가구매를 통해 고령층에 적기에 먹는 치료제를 투약, 중증화 방지 및 의료체계 부담 완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국산 1호 백신 'GBP501'에 대해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도 알렸다. 선구매 물량은 1000만회 분이다.
해당 백신은 인플루엔자·B형 간염 등 기존 백신에서 활용되어 온 합성항원 백신으로, 상반기 내 허가를 목표로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