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면담…'보건의료 8대 국정과제' 제안
향후 윤석열 정부 보건의료정책 방향 및 코로나19 대응 방안 등 논의
윤석열 정부가 4월 10일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일부 내각 후보자를 지명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새 정부와의 소통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지난 3월 3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데 이어, 4월 11일에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보건의료 8대 국정과제를 제안했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과의 면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료계가 국민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위기를 극복한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 당선인과의 면담에서 이필수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등 신종 감염병 대응에 지난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의료계가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한 결과, 위기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또 방역대책 수립과 보건의료 정책 수립 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전문가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건의했다.
윤 당선인과의 면담에 이어 3월 3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특위에도 참석해 의료현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오늘(4월 11일) 안철수 위원장과 면담에서 구체적인 보건의료 국정과제를 제안하는 등 새 정부와의 소통과 협력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안철수 위원장과의 면담에는 의협에서 이필수 회장을 비롯해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민복기 대구광역시의사회 수석부회장, 김수철 의협 대외협력이사가 함께 했다.
이필수 회장은 새 정부에 ▲일차의료 중심 의료·돌봄 체계 구축 ▲초고령 대응 의료이용체계 개선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실현 ▲공공의료 정책 재정립 ▲지역·기능별 병상 계획 수립·시행 ▲보건의료인력 관리 계획 확립 ▲남북 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보건부 독립 등 보건의료 8대 국정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일차의료 중심 의료·돌봄 체계 구축과 관련,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의료비 폭증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초고령사회 돌봄의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초고령사회 해법을 위해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돌봄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초고령사회 대응 의료이용체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의료기관의 기능을 세분화(급성기·회복기·만성기)하고, 거점 의료기관 육성, 공공정책 수가 적용, 의료와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도록 유도할 것을 건의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와 관련해서는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필수의료 지역거점의료기관 지정 및 공공정책수가 적용,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 책임보상제, 의료기관 의료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 등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공공의료정책과 관련해서는 공공의료 지역거점의료기관 지정 및 공공정책수가 적용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병상 총량 관리 방안과 관련해서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신설로 지역 의료 붕괴와 지방 도시 소멸 촉진을 우려하면서, 표준 병상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병상 과잉 지역은 신규 병원의 개설 및 기존 병원의 병상 증설을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보건의료인력 관리에 대해서는 정부의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른 보건의료인력 전반에 대한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국회에서 간호사의 업무범위 확대 및 처우개선 등을 중심으로 한 간호법안이 논의되면서 직역간 갈등이 고조되는 문제를 짚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인력 관리 방안으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을 통한 보건의료 인력에 대한 지원과 함께 처우개선, 보건의료인력 면허관리 강화, 의사면허관리 및 자율징계권 부여 등을 제안했다.
이 밖에 북한 주민의 의료 서비스 공급 부족 등 인간다운 생활을 할 기본권이 미흡한 현 상황에 대북 인도적 지원의 측면에서 협력 필요성이 있다며 남북 보건의료 협정 체결을 통한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직면했으나 이에 대한 대응을 두고 정치방역 논란이 일어났다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보건소 등이 각각 독립 기관으로서 상호 협력체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감염병의 주기적 발생 및 관련 질병 증가로 향후 감염병 팬데믹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보건부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보건부 분리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보건소 등을 통합해 관리 운영하는 모델이 필요하고, 특히 보건소는 행안부에서 보건부로 이관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다시 발생할 경우 보건부 산하 실행 조직으로 적극적 대응에 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국립의과대학 부속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재활원, 보훈병원, 경찰병원, 지방의료원 등 현재 교육부, 국가기관, 보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찰 및 지장자치단체로 각기 분산돼 있는 공공병원의 관리체계를 보건부로 일원화할 것도 제안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보건의료 8대 국정과제 제안 외에도 간호법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필수 회장은 안철수 위원장과 면담 이후 원희룡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과 만나 원활한 소통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