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대전선병원 검진센터장, 갱년기학회 학술대회서 영양소 중요성 강조
일반적 만성피로와 트립토판 대사 과정 양상 달라…"테아닌·아르기닌 등 제안"
코로나19 감염 이후 겪게되는 피로감 등 롱코비드 증상 완화에 영양요법이 제시됐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은 최근 열린 대한갱년기학회 학술대회에서 '롱코비드 시대의 만성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강연을 통해 롱코비드 환자의 스트레스 호르몬과 소변 유기산 검사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김기덕 센터장은 "롱코비드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는 일반적인 피로 호소 환자들과 비슷한 특성을 보였으나, 트립토판 대사 과정에서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으로 몸에 들어온 트립토판의 95% 정도는 키누렌산이라는 물질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단백질 합성 또는 우울증과 관련된 세로토닌의 합성에 사용된다.
그런데 과도한 스트레스나 염증·감염 등이 있는 경우 트립토판을 키누렌산으로 전환시키는 효소가 더욱 증가하게 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키누렌산 전환이 더욱 증가하고 세로토닌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는 의미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감과 같은 감정의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증가한 키누렌산은 신경독소로 작용하는 퀴놀린산으로 전환돼 신경세포에 독소로 작용해 '브레인 포그'(Brain Fog·머릿속에 안개가 가득 낀 것처럼 멍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정제되지 않은 오메가-3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나 플라스틱·PVC랩 등에 포함돼 있는 프탈레이트는 퀴놀린산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덕 센터장은 "퀴놀린산 대사 과정에 필요한 마그네슘·퀴놀린산 등이 신경세포를 자극하거나 손상시키는 과정을 줄일 수 있는 테아닌을 롱코비드 환자에게 주요 영양소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특히 "배달음식 포장에 자주 사용되는 PVC랩 속 프탈레이트는 음식으로 침출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면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부신 호르몬이 감소하고 해독 과정에 부하가 걸리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부신 기능을 개선하는 영양소나 해독을 돕기 위한 아르기닌도 주요 영양소"라고 강조했다.
롱코비드 환자의 관리와 함께 갱년기 심장·뇌·신장·뼈 건강·예방접종 등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한 이번학술대회는 갱년기 환자 케어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의료 전문가 700여명이 참여해 실직적인 갱년기 치료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대한갱년기학회는 지난 2011년 국민 보건 향상과 건강 증진을 위한 의학 발전 및 학술 진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학술대회·워크숍을 통해 갱년기 건강관리에 대한 연구·교육·진료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