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본도 '시행착오' 끝에 '의료' 역할 새로 규정
아이엠재활병원, 이종성 의원 초청 커뮤니티케어 간담회
우봉식 병원장 "의료 배재한 정부 주도 모델 실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케어는 '의료'를 배제한 채 중앙정부 주도형 복지 정책을 추진하다 실패한 영국과 일본의 초기 모델을 그대로 좇아가고 있어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의료와 돌봄을 통합하고, 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 의료기관이 역할을 분담할 수 있도록 제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
우봉식 아이엠재활병원장은 6월 30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비례대표)을 초청한 가운데, 커뮤니티케어 간담회를 열어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종성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많은 141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중 38건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봉식 병원장은 '초고령화사회를 앞둔 의료와 돌봄의 새로운 관점, 커뮤니티케어' 주제발표를 통해 "커뮤니티케어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받으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 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생활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누리도록 도와주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우봉식 병원장은 우리보다 앞서 커뮤니티케어 제도를 시작한 영국·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소개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면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정책과 제도의 틀과 내용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11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1단계 노인 커뮤니티케어를 도입했다. 2019년 1월에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봉식 병원장은 "의료와 돌봄을 적절하게 융합한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커뮤니티케어를 도입하면서 '탈(脫) 의료, 탈(脫) 시설'에 방점이 찍혀 있어 제도 안착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일본은 2014년 의료개호일괄법을 정비해 과거의 오류를 수정하고, 의료와 돌봄을 융합했다. 의료의 역할을 명확히 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관료 주도 모델의 한계도 짚었다.
"우리나라는 영국과 일본이 초기에 도입했다가 실패한 '정부 주도형 복지' 형태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 우봉식 병원장은 "커뮤니티케어 제도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관리 감독)·지방 정부(모니터링)·민간기관(서비스 제공)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과 지역의료 붕괴 현상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1-2-3차 의료전달체계와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는 초고령사회에 급증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우봉식 병원장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케어에 주목해야 하고, 일차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질병의 패턴은 급성기 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변화하고, 일차의료의 역할도 기존 외래진료 중심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 우봉식 병원장은 "돌봄과 예방에서 일차의료기관 중심의 의료·돌봄 체계를 확립하고, 급성기-회복기-만성기 등 질환의 시기별 특성과 의료기관의 기능별 특성에 따라 의료기관 기능별 이용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영국과 일본을 비롯해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더욱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앞으로 하나하나 소통하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기초적인 부분과 커뮤니티케어를 기반으로한 재활의료체계, 그리고 통합돌봄 법안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성 의원은 커뮤니티케어 간담회에 이어 병원 곳곳을 둘러보며 재활치료 장비와 재활 시설·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현장을 살폈다. 아이엠재활병원은 회복기 집중 재활치료를 통해 올해 상반기(1∼5월)를 기준으로 약 92.5%의 재택 복귀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