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권력적 행정조사 입법적 개선 방안 제안…내용 살펴보니?

국회, 권력적 행정조사 입법적 개선 방안 제안…내용 살펴보니?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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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 "권력적 행정조사 적법절차원칙 반영됐는지 의문"
위법 행정조사 제재 규정·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등 입법적 개선 요구
의협, "현지조사 축소하고 자율점검제도 등 사전예방제도 확대해야"

ⓒ의협신문
ⓒ의협신문

강제성을 가지는 권력적 행정조사와 관련해 위법적 행정조사가 이뤄질 유인을 차단해야 한다는 국회의 제언이 나왔다. 조사 대상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전문가 참여 규정과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알려야 한다는 검토 의견도 이어졌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과제'를 주제로 현안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행정조사는 행정기관이 정책을 결정하거나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현장조사·문서열람·시료채취 등을 하거나 조사대상자에게 보고요구, 자료제출요구, 출석·진술요구를 하는 활동이다.

행정기관의 작용으로 이뤄지는 행정조사는 헌법 및 행정법의 일반원칙이 적용되며 법치주의 원칙, 법률유보원칙, 비례원칙, 평등원칙, 적법절차원칙, 신뢰보호원칙, 부당결부금지원칙 등의 구속을 받는다.

다만, 강제성을 가지는 권력적 행정조사는 비권력적 행정조사와 비교하면 공권력의 남용을 통제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적법절차원칙의 요청이 높아야 하지만, 실제 그런 요청이 반영됐는지에 대한 국회의 지적이 나온 것.

또한, 행정조사의 결과가 형사처벌과 결부된 경우 실질적으로 수사와 같이 활용될 수 있음에도, 형사 절차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마련한 영장 주의, 진술거부권, 증거능력에 관련한 규정,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되는 중요한 절차적 요청으로 '당사자에게 적절한 고지를 할 것'과 '당사자에게 의견 및 자료 제출의 기회를 부여할 것'이 있다"며 "다만 이 원칙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를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규율되는 사항의 성질, 관련 당사자의 사익, 절차의 이행으로 제고될 가치, 국가작용의 효율성, 절차에 드는 비용, 불복의 기회 등 다양한 요소들을 형량해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행정조사의 결과로 얻게 된 각종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기관에 형사고발이 이뤄질 경우, 극단적인 경우 추가로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수사기관은 행정조사의 결과물을 그대로 활용해 형사소추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에서 정하는 영장 주의, 진술거부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엄격한 증거능력 규정 등에 의한 보호를 잠탈할 수 있기에, 이들 권리에 의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권력적 행정조사 적용 제외 규정 개정 ▲위법한 행정조사 제재 규정 신설 ▲진술거부 형사처벌 조항 삭제 및 행정형벌의 행정질서벌로의 전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실질화 등 입법적 개선 방안을 제언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행정조사를 통제하기 위해 마련된 행정조사기본법의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 동법상 광범위한 적용배제 조항을 삭제해 이른바 권력적 행정조사에 대한 적법절차원칙을 구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위법한 행정조사가 이뤄질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 행정조사를 통해 얻은 증거의 사용 제한 근거를 마련하고 조사과정에서 대상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전문가 참여 규정을 행정조사에 전면 적용하고 조력을 받을 권리를 알리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며 "변호사법 등을 개정해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의사소통 내역을 보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도 있어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행정조사에 불응한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규정은 헌법상 영장주의 및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고 해석될 소지가 커 실효성 확보수단을 행정질서벌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료계에서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서 실시하는 요양기관 행정조사와 관련해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조사자는 사전통지도 없이 진료실을 방문하며, 세부 내용에 대해 명확한 설명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압적인 자세로 자료를 요청하거나 사실 확인서에 서명을 강요하면서 피조사자(의사)를 '범죄자'로 몰고 가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현지조사자의 성향에 따라 부당청구 적용 여부에 차이가 있고, 부당하다고 판단한 자료 중에는 정상적으로 진료한 내용을 포함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현지조사제도의 폐지를 요구한 바도 있다.

최근에도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행정예고한 국민건강보험법 등 위반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청구한 요양기관에 대한 '요양기관 행정처분 감면기준 및 거짓청구 유형 일부 개정안(행정처분 고시 일부 개정안)'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요양기관 현지조사의 불합리한 측면에 대해 설명했다.

의협은 지난달 28일 요양기관 현지조사 및 행정처분과 관련해 "현행 법령은 청구자의 고의·과실 여부는 고려하지 않고 객관적 위반 사실이 있을 때 모두 부당청구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대단히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급여기준과 다양한 임상적 특징 등으로 일선 요양기관에서 급여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거짓청구와 착오청구를 분리하고, 고의와 과실에 따라 행정처분을 이원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현지조사 등을 통해 요양기관에 대한 처분 및 처벌 중심의 과도한 제재가 이뤄지고 있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의협은 "기준 미숙지 등에 따른 요양기관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지조사는 축소하고, 자율점검제도 및 사전예고, 계도 또는 홍보를 확대하는 등 사전 예방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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