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제휴약국' 가이드라인 미준수 및 약사법 위반 근거
약사회장 "사업적 측면만 부각…보건의료 불안정성 우려"
한시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제도를 활용한 플랫폼 업체와 제휴 약국들을 대상으로, 대한약사회가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의뢰하고 나섰다. 가이드라인 미준수와 약사법 위반 등을 근거로 했는데,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 법제화 추진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한약사회는 9월 30일 "약사법과 비대면 진료 중개 가이드라인 위반 혐의가 확인된 중개앱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지난 9월 29일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 의뢰를 마쳤다.
앞서 바OO과 올OOO 등 비대면 진료 중개 앱 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했고, 여기에서 약사법 및 비대면 진료 중개 가이드라인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주요 위반 혐의는 △전문의약품 제품명 광고 △의약품 약국 외 판매 광고 △약국 선택권 제한 △약국 정보 미제공 △약국 명칭 불법사용 △환자 유인행위 등이다.
약사회의 이러한 조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해온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법제화를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을 발판으로, 법제화 수순을 밟으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은 한시적 상황에서의 법률적 규제를 보완하는 지침수준이어야 한다"며 "현행법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고, 일부 법적 근거가 없는 조항에 대해서는 추후 입법과제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를 초월한 기준을 만든 것은 도리어 기존 질서를 혼란케 하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가이드라인의 집행에 대한 관리 능력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법제화 추진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광훈 약사회장은 "한시적 조치로 시행되고 있는 현재의 비대면진료에 따른 조치들은 국민의 건강보다는 사업적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근시안적 판단이라고 본다"면서 "향후 비대면을 상정한 보건의료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거시적 시각은 의료계나 보건복지부도 약사회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비대면관련 정책에 대한 의·약·정 공조,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비대면 상황을 국민의 이익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방점을 뒀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고발 조치의뢰 대상이 된 바OO과 올OOO는 각각 전문의약품 광고·의약품 약국외 판매 광고 금지 조항과 약국 상호 등 정보 미제공, 조제약국 자동 선택, 배송비 할인 광고 등의 환자 유인 행위를 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약사법 제68조 제6항와 제61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광고와 의약품 약국외 판매 광고를 각각 금지하고 있다.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4호와 시행규칙 제4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약국개설자는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 호객행위를 할 수 없다.
또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플랫폼 의무사항 및 준수사항에서는 환자가 약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약국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중개앱 제휴약국의 경우 충분하지 못한 서면복약지도서를 제공하고 있었다"며 "배송비 할인 등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법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약품 배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 앱 업체들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 등 강경히 대응할 예정"이라며 "회원들이 앱 업체들의 불법행위에 참여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