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 회장 "공공임상교수 없이 저가 인력 품앗이 전락할 것"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공공임상교수제와 연계한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 전공의 공동수련 모델 개발 목적의 시범사업 시행에 우려를 표했다.
공공임상교수제는 의료의 접근성과 건강 형평성 등 미충족 의료가 발생하는 지역의 의료인력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협은 10월 20일 "국립대 병원 소속 의사가 지방의료원에 근무하며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수련교육을 담당하도록 설계된 공공임상교수제의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공공임상교수제의 성과는 아직 미진한 상태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지역거점 국립대 병원의 공공임상교수 지원율은 정원을 채우지 못한 점을 짚은 대전협은 "유명무실한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며 "비교적 짧은 3년간의 신분보장과 낮은 급여 등이 지원율을 높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공공임상교수제 운영이 저조한 현재 상황에서 전공의 공동수련 시범사업 등을 논의하는 것은 수련의 질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한결 대전협 정책이사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을 연계시키려는 공동수련 제도는 근래 진행되어 온 수련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다각적 노력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며 "해당 제도가 충분히 뿌리내린 뒤 지역사회 의료를 소생시키기 위한 공동수련 등의 논의가 온전히 이뤄지길 희망한다. 또 수련제도 운영에 관해 의료현장의 일선에 있는 전공의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구 대전협 회장 역시 "실질적으로 공공임상교수가 충분히 충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명목으로 한 전공의 공동 수련제도 도입은 단순한 저가 인력 품앗이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임상교수의 충분한 충원 및 지방의료원 수련환경 개선 등의 전제조건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후 공동수련제도 등의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협은 공동수련제도 운영과 관련해 대안을 제시했다.
대전협은 "지방을 중심으로 수련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면 수련환경의 질이 좋은 병원으로 전공의 정원을 집중하고, 동일 권역 혹은 지역 내의 국립대 병원과 지방 의료원을 연계한 공동수련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공동수련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파견된 공공임상교수가 수련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권역 혹은 지역 내 중·대형 병원과 중소병원의 연계, 중·대형병원과 지방의료원을 연계하는 방안이 더 실효성 있다"고 제언했다.
강민구 회장은 "지역사회 필수의료 및 미충족 의료 문제 해결과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한 수련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제도를 진정 도입하고자 한다면, 그 취지에 맞는 토대를 충분히 조성한 후에 정책안 도입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며 "전제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면 수련교육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의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