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고유업무
전국 의무·보건 행정학과 재학생 동참…12월 2일까지 연대 시위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와 전국 의무·보건 행정학과 학생 대표가 11월 14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간호사의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 인력 불법 인정을 철회하라"며 연대 시위에 돌입했다.
강성홍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진단명 및 진단코드관리'업무를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고유업무임을 인정하면서도 의료질평가에서 관리 인력으로 간호사도 인정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이는 적법하게 관련 교육을 받고 국가시험을 통해 해당 업무를 하려는 학생들의 희망과 미래를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성홍 회장과 함께 연대 시위에 나선 박지서 원광보건대학교 보건의료학부 학생(의무행정과)은 "우리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업무를 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하고자 인증 받은 대학을 찾아서 입학했다. 면허를 부여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불법으로 관련 교육도 전혀 받지 않은 간호사에게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정해진 법을 믿고 3∼4년씩 성실히 공부하고 면허를 취득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호사에게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법치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중앙행정기관이 왜 법을 지키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릴레이 시위에 동참한 최준영 공동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의무기록,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를 위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교육할 뿐 아니라 의무기록 및 진단코드의 진실성, 신뢰성, 정보보호를 보장하기 위한 코딩윤리와 직업윤리를 교육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적인 전문 지식이나 윤리 교육을 받지 않은 간호사에게 의무기록 및 진단코드를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 건강,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의 유통, 국가 보건의료데이터 품질 관리 등과 같은 중요한 공공의 가치에 수많은 폐해를 끼치기 때문에 간호사의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 인력 인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화 공동위원장은 "보건복지부는 간호사를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인력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묻는 본회의 질의에 6개월 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정감사에서는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가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고유 업무인 것은 인정하지만 의료인도 진료기록부에 진단명을 작성하기 때문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한정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으나, 의료인 중 진단명 작성 권한이 있는 의사를 관리 인력으로 배치한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밝혔다.
박명화 공동위원장은 "오히려 13개 기관에서 진료기록부 및 진단명 작성 권한이 없는 간호사를 관리 인력으로 배치했다. 이 기관은 관리 인력을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간호사를 관리 인력으로 배치한 것이다.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 인력'을 반드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는 당초 11월 9일 전국 궐기대회 개최를 예고했으나 이태원 참사로 잠정 연기했다. 대신 11월 14일부터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국가시험일 전날인 12월 2일까지 릴레이 2인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는 지난 9월 30일 1만 3828명의 연대탄원서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아울러 회원을 대상으로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고유업무 수호를 위한 기부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는 간호사의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업무 침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의료질평가에서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 인력으로 배치된 간호사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비대위는 증거자료를 확보,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