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복지연대 "간호법, 국민건강 역행·보건의료 무너뜨려...반드시 폐기해야"
응급구조사·보건의료정보관리사·방사선사·의사·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대표 릴레이 1인 시위
겨울 강추위도 간호법 폐기를 촉구하는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들의 공동행동을 가로막지 못했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대표자들은 11∼12월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1월부터 시작한 국회 앞 1인 시위는 11개월을 넘어섰다.
11월 28일 1인 시위에 나선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응급구조 업무경험이 없음에도 간호사 면허자라는 이유로 구급대원 업무 수행이 가능한 문제점을 짚었다.
강용수 상근부회장은 "간호법은 소방 119 구급대원 등 의료기관 밖에서 일하는 간호사 구급대원의 업무를 무한 확장하여,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간호사 구급대원으로 하여금 기도삽관과 같은 전문적인 의료행위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1월 29일에는 박명화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부회장이 1인 시위에 나서 간호사가 다른 전문직역의 업무를 침탈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명화 부회장은 "지난 주말 400만 보건복지의료 연대 단체 회원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간호법 반대를 외쳤다. 의료현장에 있어야 할 그들이 왜 거리로 나왔겠는가?"라면서 "간호사 단독으로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낼 수 없다. 보건의료 여러 직역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야만 위급한 상황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11월 30일 1인 시위를 펼친 이채우 대한방사선사협회 정책실장 역시 간호사의 업무 침탈로 방사선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말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채우 정책실장은 "간호법은 전체 보건 의료직역의 갈등을 양산하고, 타 직역에 상실감과 좌절감을 불러일으켜 종국에는 국민 보건 향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법은 오직 간호사만을 위하고, 직역 확대를 통해 타 직역의 생존권을 위협해 타 직역을 말살시키려는 저의로 가득 찬 위험한 법"이라고 지적한 이채우 정책실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방사선사는 이기적인 간호법의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월 첫날 1일에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과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이 함께 간호법 1인 시위 주자로 나섰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미명 하에, 다른 보건의료직역들의 헌신과 희생을 철저히 무시하는 잘못된 법안"이라면서 "간호법 문제는 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우리사회의 매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국민건강에 역행하고 보건의료질서를 무너뜨리는 잘못된 간호법을 폐기하기 위해 더 강경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와 14만 의협 회원이 힘을 합쳐 간호법 저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간호사만 이익과 혜택을 받는 간호법은 다른 직역의 업무 범위를 침해하고, 보건의료체계에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법안"이라면서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법의 철회를 위해 앞으로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과 곽지연 간무협 회장은 지난 5월 22일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간호조무사 공동 궐기대회' 당시 국회의 간호법안 심의에 항의하며 삭발 투쟁을 결행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공동대표를 맡아 보건의료복지연대 13개 단체와 함께 11월 27일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총궐기대회'의 선두에 섰다.
2일에는 이영이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사무국장이 1인 시위에 참여했다.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는 "간호법에 요양보호사가 포함되면 간호사의 통제를 받게 되고, 권리와 자기 결정권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한 요양보호사 사기 저하와 사회적 인식이 우려된다"면서 "간호법은 절차상 문제와 단체 간의 이해 충돌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호법 제정을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계는 지난 1월 24일부터 간호법 심의에 항의하며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 11개월째 반대 입장을 전하고 있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단체는 복지단체가 합류하면서 10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 명칭도 보건복지의료연대로 바꿔 항의와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