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보다 '늙은 뇌' 치매 발생 확률 1.5배 높다

나이보다 '늙은 뇌' 치매 발생 확률 1.5배 높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2.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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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분석 통해 뇌 나이 예측…치매 진행 조기예측 길 터
홍창형·손상준·노현웅 아주의대 교수팀…'Molecular Psychiatry' 게재

왼쪽부터 홍창형·손상준·노현웅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왼쪽부터 홍창형·손상준·노현웅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인공지능(AI)을 통해 치매를 미리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홍창형·손상준·노현웅 아주의대 교수팀(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과 하워드 아이젠스타인·헬멧 카림 미국 피츠버그의대 교수팀이 주도하고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실제 나이 보다 '늙은 뇌'를  찾아 치매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크'를 통해 얻은 650명의 뇌 MRI(자기공명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뇌 나이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인공지능이 예측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높게 나타나면, 즉 '늙은 뇌'의 경우 2년 후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뇌에 비해 약 150% 높게 나타났다.

현재 치매의 조기 발견을 위해 널리 사용 중인 인지저하 예측 설문검사가 22%, MRI 측두엽 시각측정법이 57%인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예측 나이가 더 높은 경우, 치매 원인 중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병리 소견인 아밀로이드 양성이 나올 확률도 약 25% 더 높았다.

즉 뇌영상 분석을 통해 얻은 인공지능 예측 뇌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가 큰 경우 향후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사용한 인공지능 모델은 손상준 교수와 아이젠스타인·카림 교수(Geriatric Psychiatry Neuroimage Lab)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으며, 치매가 아닌 사람의 뇌 MRI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의 부위별 부피 변화 패턴을 통한 나이 예측에 대한 학습 결과를 사용했다. 

이 인공지능 모델에서 실제 보다 나이가 많게 예측될 경우, 즉 아직 치매가 아니더라도 이미 퇴행성 뇌질환의 부피 변화 패턴을 보일 경우 향후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세계적으로 고령화로 인한 노인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나 비약물적 방법의 개발은 요원한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치매 발병 이전에 위험요인인 신체질환·생활습관 교정, 인지저하 시 조기에 약물치료 등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보건소·병원·지역사회 등에서 치매 선별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매 선별 검사는 치매 관련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요인, 치매을 일으키는 복합적인 요인을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예측 도구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손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통한 뇌 영상 분석을 통해 치매 진행의 조기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초고령화 사회와 함께 치매 환자의 급증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새로운 장을 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월 국제학술지 <Molecular Psychiatry>(IF=13.437))에 'Independent replication of advanced brain age in mild cognitive impairment and dementia: detection of future cognitive dysfunction(경도인지장애 및 치매에서 뇌 연령의 증가를 확인한 독립 재현 연구: 인지기능 저하 예측)'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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