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구 10만명당 암발생률 '482.9명' 6.2%↓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 '18.7%·14.4%' 감소
코로나19 유행 이후 암발생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특히 감소세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의료이용 감소로 진단을 받지 않았다는 추정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12월 28일 우리나라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 및 2014∼2018년 지역별 암발생 통계를 발표했다.
2020년 신규 암환자 발생 수는 24만 7952명으로, 2019년 25만 7170명 대비 9218명 감소했다. 신규 암환자 수는 매년 증가해 왔는데, 정부는 코로나19 발생의 영향으로 봤다.
국가암등록 통계는 주요 24개 암종을 기준으로, 주민등록 연앙인구를 표준인구로 연령표준화암발생률 산출한다. 발표주기는 1년이다. 지역별 암발생 통계는 2014년 기준 통계청 행정구역 분류인 252곳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성별로는 전년 대비 남자는 13만 618명으로 4866명(3.6%) 감소, 여자는 11만 7334명으로 4352명(3.6%)이 감소했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발생빈도가 높은 상위 10개 호발암종 중 위암(3058명, 10.3%), 갑상선암(1827명, 5.9%), 대장암(1549명, 5.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췌장암(260명, 3.2%), 담낭 및 기타담도암(24명, 0.3%)은 증가했다.
전체 인구 10만명 당 연령표준화발생률(이하 발생률) 역시 482.9명으로 전년 대비 32.2명(6.2%) 감소했다. 성별로는 전년 대비 남자 563.8명으로 44.0명이 감소했고, 여자는 435.6명으로 24.7명이 감소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였다. 남자(80.5세)는 5명 중 2명(39.0%), 여자(86.5세)는 3명 중 1명(33.9%)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2만 9180명의 갑상선암이었다. 폐암(2만 8949명), 대장암(2만 7877명), 위암(2만 6662명), 유방암(2만 4923명), 전립선암(1만 6815명), 간암(1만 5152명)이 뒤를 이었다. 2019년과 비교해보면 대장암과 위암의 순위가 변동됐다.
남자는 2019년 대비 전립선암의 순위가 상승(4위→3위)했고, 여자의 경우 2019년 위암-폐암-간암의 순위에서 2020년 폐암-위암-췌장암의 순으로 발생순위가 변경됐다.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장기 추세를 보면, 발생률이 모두 감소한 2020년을 제외하고, 위암·대장암·간암·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최근 10여년간 감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폐암은 유의미한 증감률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유방암의 발생률은 20년간 증가하는 추세다. 전립선암은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12년부터 감소했던 갑상선암은 2015년 이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26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0.9명, 미국 362.2명, 프랑스 341.9명, 캐나다 348.0명, 이탈리아 292.6명 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암 생존율은 어떨까. 암 생존율은 대체로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하는데, 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한다. 암환자의 5년 생존율과 일반인의 5년 기대생존율을 비교해 산출한다.
5년 생존율은 지난 1993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 약 10년 전(2006∼2010)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생존율(65.5%)과 비교할 때 6.0%p 높아졌다.
성별 5년 생존율은 여자(77.8%)가 남자(65.5%)보다 높았다. 이는 여자가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5년 생존율 100%, 발생분율 18.5%) 및 유방암(5년 생존율 93.8%, 발생분율 21.1%)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암종별로는 갑상선암(100.0%), 전립선암(95.2%), 유방암(93.8%)이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간암(38.7%), 폐암(36.8%), 담낭 및 기타담도암(29.0%), 췌장암(15.2%)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약 10년 전(2006∼2010) 대비 생존율이 10%p 가량 상승한 암종은 폐암(16.6%p 증가), 간암(10.4%p 증가), 위암(9.5%p 증가)이었다.
2020년 암 유병자(1999년 이후 확진을 받아 2021년 1월 1일 기준,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는 약 228만명으로, 전년(약 215만 명) 대비 약 13만명 증가했다. 이는 국민(5134만 9267명) 23명당 1명(전체인구 대비 4.4%)이 암유병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환자는 전체 암유병자의 절반 이상(60.1%)인 약 137만명으로, 전년(약 127만명) 대비 약 1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에서는 7명 당 1명이 암유병자였으며, 남자는 6명 당 1명, 여자는 9명 당 1명이 암유병자였다.
암종별로는 갑상선암(48만 9688명)의 유병자수가 전체의 21.5%로 가장 많았고, 위암(33만 217명)·대장암(29만 2586명)·유방암(27만 9965명)·전립선암(12만 423명)·폐암(11만 1208명)이 뒤를 이었다.
지역간 암 발생률 격차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여기서 발생률 격차는 시군구별 암 발생률 상위 20% 평균과 하위 20% 평균의 차이를 뜻한다.
모든 암의 시군구 간 발생률 격차는 54.6명이며, 격차가 가장 큰 암종은 여성 유방암(35.0명)이었고, 자궁경부암(8.2명)이 가장 낮았다.
5년 전(2009∼2013년) 대비 2014∼2018년 모든 암 발생률의 시군구 간 격차는 26.6명 감소(81.1명→ 54.6명) 했다. 주요 암종 발생률의 시군구 간 격차는 갑상선암, 위암, 전립선암, 간암, 대장암, 폐암, 자궁경부암에서 감소했고, 여성 유방암은 감소하지 않았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020년 암발생자 수 및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암 검진 등 의료이용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로 인해 암검진 수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어 암의 조기진단과 치료 성과 향상을 위해 암 검진을 적극 독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발표한 2014∼2018년 지역별 암발생 통계에서 이전 2009-2013년 대비 시군구별 암발생률 격차가 감소한 것은 그간 국가암관리 정책의 적극적 추진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 제14조에 근거한 것으로,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암환자 자료를 수집·분석한다. 매년 2년 전 암 발생률, 생존율, 유병률을 산출하며 지역별 암발생 통계는 5년 주기로 발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2016년도(2009∼2013년)에 이어 두번째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지역별 암발생 통계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별 암관리사업 추진 시, 암 발생이 높은 지역을 암관리사업 우선 순위로 선정할 계획이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암 발생이 높게 나타나는 지역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환경 위해 요인 분석 등 암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