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사업추진단 발족…4차 산업혁명 기술에 생명 더한 5차 혁명 선도
첨단세포치료·초정밀의학·합성생물학·인공지능-뇌과학 등 융합 기틀 마련
민창기 단장 "경계 넘는 통합·융합 통해 인류건강 증진 울창한 숲 이룰 것"
"경계를 넘어 통합하고 오직 생명을 위해 나아간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이 새로운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미래의학의 기틀을 다질 기초의학 육성의 밑그림을 그렸다. 누구나 중요성을 알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기초의학 내실 다지기에 의료원의 준비된 자산과 안팎의 품을 수 있는 모든 자원까지 한 데 모아 전력을 쏟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다.
첫 의제는 학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융합을 통해 실제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에 있다.
CMC는 지난해 5월 '기초의학의 힘, 미래의학의 빛'이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국내 첫 단일 단지 내 원스톱 산·학·연·병 클러스터 '옴니버스 파크'를 개관했다. 옴니버스 파크에는 의학교육 시설을 비롯 바이오벤처기업, 대형 제약회사, 각종 연구 시설 등을 갖추고 메디컬 융·복합 플랫폼을 구현했다.
형식의 틀을 갖춘 CMC가 주목한 것은 기초의학에 기반한 미래의학 발전과 그 과정 속 맺어지는 성과물을 환자에게 빠른 시간 안에 적용하는 데 있다.
CMC가 옴니버스 파크의 테제인 '옴니너스 옴니야'(모든이에게 모든 것을)를 펼치기 위한 첫 발을 뗐다. 2월 8일 오후 3시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의 비전을 대내외에 알린다.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은 쉽지 않은 여정을 예고했다. 신종감염병 등에 대비한 차세대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난치질환 및 암 치료 원천기술 확보,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 인공지능(AI) 기반 멀티모달 의료데이터 융합기술 개발 등이다.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은 ▲첨단세포치료사업단 ▲초정밀의학사업단 ▲합성생물학사업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 등 4개 사업단으로 진용을 갖췄다.
국내 의학계를 선도하고 있는 CMC의 세포치료와 정밀의학 분야 자산은 이번 사업단 추진의 마중물이 됐다.
CMC는 2월 6일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출범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의학 육성에 나서는 의료원의 의지와 미래 의학을 향한 도전과 향후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민창기 기초의학사업추진단장(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주지현 첨단세포치료사업단장(서울성모병원 류마트스내과), 정연준 초정밀의학사업단장(가톨릭의대 학장·미생물학), 구희범 합성생물학사업단장(의생명과학), 김태민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장(의료정보학) 등이 참석했다.
이번 기초의학산업추진단의 비전은 바이오 기초의학의 융합을 통한 5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데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최대한 활용하고 휴먼과 사이언스의 키워드를 더해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까지 이르는 역정이다.
숫자 5는 미션에도 묻어난다. 이번 사업의 이름은 '펜타스 프로젝트'다. '새로운 생각을 갖고 앞선 진보된 출발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기초의학의 훌륭한 씨앗을 미리 심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CMC의 행보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위성보다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형식에 있다. 그동안 기초의학의 중요성이 간과된 적이 없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늘 장벽이 돼 왔다. 그 장벽을 허무는 단초를 마련했다.
기초의학 연구 인프라 구축은 물론 기초의학 리더에 대한 안정적인 연구여건 조성과 지원, 실험연구 장비 및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세계적인 연구자 유치 및 미래인재 육성을 전제로 내세웠다.
이미 첫 해 예산 70억원은 집행됐다. 연구 장비와 인적 구성 등 연구 기반 조성에 든 비용이다. 각 사업단에는 5년간 200억원이 투입되고, 향후 평가과정을 거쳐 투자 및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계획이다. 점검과 평가 계획은 사업추진단이 제안했다. 연구 과정과 성과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겠다는 의미다. 이 사업에 대한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다.
첨단세포치료사업단은 의학과 산업의 간극을 좁히는 징검다리 역할을 맡는다. 또 한 가지는 실용화의 첨병 역할이다. AID(Academia-Industry bioprocessing Development) 센터를 구축해 세포배양, NGS 분석, 공정개발, 규제과학 등을 지원하며 첨단세포 연구의 안정성, 생산성, 임상허가 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첨단세포치료제 실용화를 앞당겨 더 많은 환자들이 좋은 치료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초정밀의학사업단은 개인 맞춤형 질병치료부터 모든 질환의 예방까지 아우른다는 복안이다. 의학적인 난제인 암, 신종 감염병, 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겐 희망 전도사를 꿈꾼다. 같은 질병이라도 한 가지 약을 완벽히 치료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유전정보, 생활환경 등 차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는 치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유전체, 빅데이터, 가상 약물 스크리닝, 인공지능 등을 융합한 초정밀의학에 다가선다. 다른 사업단과 연계해 최고 수준의 정밀의학 기술을 적용한 '한국인 세포 아틀라스', '이머징 감염 유전체 지도'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합성생물사업단은 무한한 가능성이 무기다. 연계를 지향하고 경계를 허문다. mRNA 기반 유전체 약물, 신약, 신소재 개발과 임상적용을 목표로, 의학과는 멀게 여겼던 생물학, 화학, 물리학, 재료공학, 나노공학 등 다양한 이공학 분야와의 새로운 융합의 길을 찾는다. 목표는 분명하고 확실하다. 환자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발굴한 타깃에 기반한 유전자 치료제, 타깃의 작동을 보다 잘 규명하고 분석하기 위한 이미징 장비, 타깃을 검출하기 위한 센서 등 개발에 주력한다.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은 CMC 구성원들이 최고의 자산이다. 산하 8개 병원(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의 통합 CDW(Clinical Data Warehouse) 구축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임상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국내 처음으로 의료정보학교실을 개설한 CMC의 내력은 사업단의 중심이 된다. 환자 맞춤형 의학을 실현하는 휴먼 디지털트윈, 의료 빅데이터 기반 AI를 구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뇌 질환 인지기능 개선 디지털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체감하는 서비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민창기 기초의학사업추진단장은 "기초과학 차원에서의 의학연구는 수많은 과학적 요소들을 개발하고 검증하는데 가장 바탕이 되는 역할을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자체적으로 이를 실현하는데 까지 완성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라며 "융합연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미래의학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이고, 이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단이 분야별 경계를 넘는 통합과 융합을 통해 인류건강 증진의 울창한 숲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의학에 천착하는 이유는 환자의 생명과 삶의 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창기 단장은 "유전체, 인공지능, 합성생물, 세포치료제 연구를 통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단단한 펜타스(5각형) 구조로 미래의학에 대비하고자 한다. 혁명의 시대를 맞아 기초의학에 기반한 미래의학 발전에 선제적으로 다가서는 이유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라며 "인체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부터 시작해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 등 다양한 만남으로 빚어지는 교류와 융합을 통해 경계를 넘어서는 놀라운 성과가 우리 앞에 나타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