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뺀 응급의료대책, 지역응급의료 붕괴대책"

"중소병원 뺀 응급의료대책, 지역응급의료 붕괴대책"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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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중소병원협회 "응급의료기관 60% 차지하는 중소병원 배제 대책 수정해야"
"필수의료 역행, 지역환자 안전 위협...지역 응급의료기관 지원 대책 마련" 촉구

ⓒ의협신문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장(사진 중앙)이 2월 16일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이 중소병원의 역할을 배제해 지역응급의료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본계획의 전면 수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협신문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정부가 최근 공개한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과 관련, "환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 행정"이라며 "필수의료 지원이 아닌 역행 대책을 전면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2월 8일 제4차 응급의료기본계획안(2023~2027년)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정부는 기본계획을 통해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 및 병원 간 연계·협력 강화, 지역별 상황을 반영한 응급이송체계 마련을 위해 '전국 어디서나 최종치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을 각각 중증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센터, 24시간 진료센터로 개편, 중증응급의료센터는 중중응급질환 최종 치료를, 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의심환자 최종 치료와 환자 수용을, 24시간 진료센터는 일차 응급치료와 경증응급환자 최종 치료를 담당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증응급환자가 전국 어디서나 1시간 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현재 40곳인 권역응급의료센터를 개편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를 50~60곳으로 확충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하지만 정부 안이 공개되자 중소병원들은 "이번 응급의료 기본계획이 지역의료의 안전망을 담당하는 중소병원의 역할을 배제했다. 오히려 지역응급의료가 붕괴될 수 있다"며 발끈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는 회원 병원들의 우려가 커지자 2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의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중소병원의 역할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 기본 계획의 전면 수정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은 "중소병원은 지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 물가 및 인건비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낮은 수가인상에도 의료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국민건강을 위해 앞장서 희생했음에도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하나인 이번 응급의료 기본 계획은 지역의료의 안전망인 중소병원의 역할을 배제하고, 치료자원의 부족을 심화시켜 응급환자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응급의료 기관수는 410곳. 이 중 중소병원 응급의료기관 수가 전체의 60%가 넘는 252곳에 달한다.

중병협은 "중증응급의료센터를 50∼60여곳(기존 40개 권역응급의료센터)으로 확대하고, 이 기관들만 지원하는 안만 있고, 실제 지역 응급의료의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을 육성하는 안이 빠져 있다"면서 "중증응급의료센터에 필요한 인력과 재원에 대한 공급이 오히려 중소병원을 이용하는 지역주민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케어로 지난 5년간 상급병원의 문턱이 낮아지고, 무분별한 대학병원 분원 설립 추진으로 중소병원 인력이 이동하고 있는데, 이번 응급의료기본계획 역시 대형병원 인력증원으로 이어져 지역 중소병원의 인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아울러 추가 재정 투입 계획이 없고, 지역 중소병원의 종별 가산금을 빼서 수도권의 대형병원에 몰아주게 돼 지역 의료시스템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중병협은 "지역 응급의료기관도 우수한 치료 역량과 시설을 갖추고 있고,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소화할 수 있는 한계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환자 안전을 지키며 필수의료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중소병원 응급의료기관은 경증과 비응급환자만 보라고 하는 것은 의료자원의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한 중병협은 "중증응급의료센터의 역량 강화만을 위한 이번 기본계획은 응급실 과밀화와 의료취약지 응급환자 접근성 개선은 커녕 현재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병협은 "올바른 응급의료전달체계의 방향은 지역 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의료센터가 역량을 발휘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를 신속히 진료하고, 그 이상의 역량이 필요한 중증응급환자를 지체없이 중증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중소병원의 역할을 제고할수 있도록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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