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폭행 교수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의사회원 신뢰 위해 엄정 대응"
대전협 "피해자에게 가해자 복귀 일정·분리방안 설명, 동의 얻어야 신뢰 찾는다"

전공의에게 폭력을 자행한 교수들의 복귀 소식이 이어지자, 의료계 역시 의료인의 비윤리 행위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대병원 A 교수는 부서 회식자리에서 '버릇없이 말대답한다'는 이유로 전공의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폭행, 지난해 10월 병원으로부터 직무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으나 4월 24일 진료를 시작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등 의료진을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한 B교수가 5개월 정직 처분을 받고 오는 9월 복직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비윤리적 행위를 규탄하며 강경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6월 22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A 교수의 사건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제1호는 보건복지부에 의료법에 따른 자격정지처분 등 행정처분 요청을 포함하며, 이외에도 △3년 이하 회원 권리 정지 △500만원 이하 위반금 부과 △경고 및 시정 지시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의협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처우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 같은 비윤리 행위에는 단호한 대처와 엄중한 처분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 출신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6월 2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B교수의 비위 사실에 비해 징계 수위가 낮다"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를 향한 국민 신뢰 훼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성 비위와 강력범죄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A 교수 규탄 성명서를 냈던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B 교수에 대해서도 "위계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이자 범죄는 고작 몇 개월의 정직으로 가볍게 쉬다 오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상습적 범죄자가 수개월 후 다시 근무하는 병원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쓴 소리를 냈다.

이어 "병원 내 상습적으로 발생한 성범죄에 10여명의 피해자들이 용기 내 신고했는데, 그 결과가 반년도 되지 않아 다시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라면 누가 그 병원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조직의 일원인 피해자의 편에 서서 범죄를 용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때 사회도 병원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서울아산병원은 '피해자와 분리 원칙 등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전협은 "수많은 이동이 필요한 병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어떻게 분리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으며 "피해자들에게 가해자 복귀 일정을 미리 알리고 B 교수를 업무공간에서 분리할 방안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는지,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미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