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불법개설 요양기관 가담자 모니터링 결과 공개
신규 개설 병원 10곳 중 1곳서, 불법 기 기담자 존재 확인
솜방망이 처벌·낮은 부담이득금 환수율, 재범 가능성 높여
# A씨는 2007년 의료인 명의를 빌려 B요양병원이라는 불법개설 기관을 개설해 사무장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다. 당시 A씨가 받은 형사처벌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적발 기관의 환수결정금액은 14억여 원이었으나, 실제 징수금액은 이의 5.4%에 불과한 7500만원에 그쳤다.
이후 A씨는 형제인 C씨와 공모해 의료법인을 설립한 후 2016년 해당 법인 명의로 E요양병원을 개설했다. 이들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E요양병원에 근무하며 경제 공동체를 구성하면서 법인 운영통장을 개인 통장처럼 사유화하는 등 사무장병원 운영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요양기관 가담자 중 상당수가, 범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걸려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은데다, 부당이득금도 대부분 환수되지 않고 빠져나가는 탓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법개설기관 가담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미 불법으로 적발된 가담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이후에도 신규개설 기관을 설립해 재진입하는 양상을 보였다"다고 28일 밝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0년 9월∼2022년 8월 2년간 신규 개설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506곳 가운데 11.9%에 해당하는 60곳에서 불법개설 가담자 72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 가담자 근무가 확인된 요양기관은 한방병원이 25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요양병원이 21곳, 병원이 11곳 등으로 파악됐다. 신규개설기관이 많은 종별에 재가담자의 진입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각 병원 현황에 대한 자료도 공개됐는데, 불법행위 기 가담자가 근무하는 신규개설 병원 16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1.2%에 해당하는 13곳에서 불법개설기관 혐의가 확인돼, 수사의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수사의뢰 및 준비 중에 있는 13개소에 재진입한 기 가담자들의 과거 불법개설 기관의 총 적발금액은 약 783억원에 달하는데 90%가 넘는 714억원이 아직 미납금액으로 남아있다.
건보공단은 "이런 상황에서 기 가담자가 다시 불법개설 기관에 진입하는 것은 부의 축적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자체분석결과 2022년 연말 기준 전체 요양기관 중 602곳에, 모두 631명의 불법 요양기관 개설 기 가담자가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히면서 이들에 대한 관리계획을 내놨다.
건보공단은 "공단은 불법개설 재가담 의심기관을 추적 관리하여 행정조사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서 "불법개설 기 가담자의 기관 간 이동내역을 정기적으로 분석하되, 특히 재가담 확률이 높은 요양기관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행정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