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복약 순응도 기대 vs 보수적 처방 유지
당뇨치료제 복합제 전망 갈려 "기대만큼은…"
지난 4월 당뇨약 병용요법 급여 적용이 확대되면서, 당뇨약 복합제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복합제(SGLT2i+DPP4i 복합제)에 대한 전망이 갈려 눈길을 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특허는 지난 4월 만료됐다. 이후 제네릭 시장의 '물꼬'가 터지면서 포시가 제네릭 제품만 160여 개가 쏟아졌다.
SGLT2i+DPP4i 복합제로는 한국MSD 스테글루잔정(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큐턴정(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삭사글립틴)를 포함한 다수 약제들이 보험급여에 등재, 시장에 출시됐다.
한국MSD제약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특허만료 역시 9월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시타글립틴 단일제, 시타글립틴+다파글로플로진,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제 750여개가 출시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복합제로는 올해 초 보령 트루디에스정, 광동제약 다콤시타정, 동화약품 다시디엠정, 경동제약 다파진에스듀오정, 휴온스 휴시글로정이 허가를 받았다. 6월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시다프비아정이 허가를 받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일련의 당뇨병 치료제 허가경쟁 속에서, 제약계는 SGLT2i+DPP4i 복합제를 포함한 경쟁 과열을 예상하고 있다. '화제의 SGLT2i+DPP4i 복합제'. 의료계의 전망은 어떨까?
대부분의 의사들은 모든 종류의 복합제 전망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이유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가격 경쟁력. 종류와 관계 없이 약의 개수와 가격면에서 환자들의 환영을 받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교수(내분비내과)는 "환자들에게 약의 개수를 줄이는 것은 곧 복약 순응도가 우수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라며 "복합제 시장은 밝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태 내과의사회장 역시 "복합제는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따로 처방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한다. 가격 경쟁력은 곧 환자의 부담으로 연결된다"며 "복합제가 많이 출시되고, 이를 선택하는 의사 역시 더 많아질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SGLT2i+DPP4i 복합제 처방률? 제약계 기대엔 못 미칠 것
제약계의 기대만큼 '의사의 선택'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내분비내과)는 의사의 약 처방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잘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이같이 분석했다.
임상현장에서는 '브랜드'만 바뀌어도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혈당조절 효과나 따로 부작용이 없다면 갑자기 약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김대중 교수는 "보통 약을 쓰는 데 혈당 개선을 원하는 경우,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가격 경쟁력 역시 환자가 느낄 정도라고 보이지 않는다. 환자가 느낄 불펴감이 더 큰 이슈가 될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복합제를 쓰는 경우 메트포르민+DPP4i 복합제가 많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SGLT2i+DPP4i 복합제를 쓰려면 메트포르민+DPP4i 복합제를 풀어서 메트포르민을 따로 처방해야 한다. 한번에 모든 약제를 바꾸게된다는 의미다.
김대중 교수는 "한번에 모든 약제를 바꾸는 것이 상당히 리스키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혈당이 높아 SGLT-2를 추가한 뒤 문제가 생기면, 해당 약만 빼면 된다. 그런데 아예 새로운 약을 한번에 바꾸는 것은 이러한 조절이 필요한 경우 난감해질 수 있다"며 "회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큰 처방률이 형성될 거라 보진 않는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