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무원 사법경찰권 사례 4건뿐…장소적 제한 등 예외적 상황 고려
의협 "비수사전문가 의한 수사, 국민 기본권 침해" 우려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운용하도록하고 임직원에게는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조차 못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진행하고 총 60개의 법률안을 심의·의결했다.
심의된 법률안 중에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됐지만, 시간 관계상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다음 회의로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서영석·김종민 의원과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개정안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그 분사무소에 근무하는 임직원에게 '의료법' 및 '약사법'위반 범죄 중 '의사·약사 아닌 자가 병원·약국을 개설하는 범죄에 대한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내용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운용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특별사법경찰 지명대상자를 추천하는 자 및 절차와 관련해서는 ▲추천자를 '보건복지부장관'으로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거나, 이사장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안 ▲추천자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안 등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표명, "사무장병원 단속은 의료법에 대한 전문지식을 요하지 않고 사무장병원에 관한 수사는 일반 수사기관 및 보건복지부 특별사법경찰의 수사력으로도 충분하다"며 "비수사전문가에 의한 수사 진행시 국민의 기본권 침해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법상 비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고 있는 사례는 총 4건으로 장소적 제한 등으로 일반사법경찰의 접근이 곤란해 범죄 발생을 바로 인식할 수 있는 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지 않고서는 범죄·사고로 인한 피해 확대를 방지하기 곤란할 때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다.
구체적으로는 ▲국립공원내에서 발생하는 경범죄를 대상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사례 ▲기내 및 선내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대상으로 기장과 선장 등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사례 ▲금융시장의 시세조작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임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사례 ▲교도소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대상으로 민영교도소장 및 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사례 등 뿐이다.
법사위 전문위원은 검토의견을 통해 "비공무원에 대한 사법경찰권 부여의 적절성에 대해 의료기관 등 불법개설 범죄에 대해 비공무원인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해야 할 긴급성 및 불가피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