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에 전공의 과로인데 16% 떠난다, 대비책 '오리무중'?
'업무 가중→교육 감축→수련 포기'…수도권 전공의 악순환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공의 배치 비율을 무작정 조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전공의들이 철회를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혁신전략 발표를 통해,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전공의 배치 비율을 기존의 6:4에서 5:5로 조정하겠다고 명시했다. 수도권 전공의 정원 일부를 비수도권으로 옮겨 지역 간 인력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인력 배치 조정 취지는 공감하나, 전공의 정원 배치 조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뿐더러 의료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깊이 우려했다.
대전협은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전공의의 수련 및 교육 환경이 더욱 퇴보할 것"이라며 "업무 증가와 수련의 질 저하가 수련 중도 포기로 이어지는 악순환마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전공의는 주 평균 80시간이라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수도권 쏠림현상이 완화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와중 전공의 수마저 감소한다면 과중한 업무로 인해 교육 시간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대전협은 "4년 내에 수도권 전공의 수가 16% 감소할 텐데, 전공의 업무를 분담할 전문의 등 대체 인력 확보와 이에 따른 재정 지원조차 불투명하다"며 "현재도 전공의 교육 환경은 너무도 열악한데, 업무가 늘어나면 각 수련병원 역시 교육보다는 업무 공백을 줄이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는 현재도 상당수 미달로 있는 자리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수도권 전공의 모집 인원만 더 늘린다고 필수의료를 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날 리는 만무하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2024년도 신규 레지던트 원서 접수 기간까지 한달 반가량 남았다. 주요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들과 합의도 없이 밀어붙이는 정부의 현재 방침은 당장 수련 병원과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 인턴 의사들에게 너무도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현 방침을 철회하고, 이해당사자인 전공의는 물론 전문 학회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합의적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