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덮친 빈대, 의료기관까지 뻗칠까 '긴장 태세'

한국 덮친 빈대, 의료기관까지 뻗칠까 '긴장 태세'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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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학교도 '비상'…의료기관에 주의 공문, 개인방역하지만 우려
1~2주마다 침구·소파 점검…환자 내원 시 아나필락시스·감염 주의

[사진=pexels] ⓒ의협신문
[사진=pexels] ⓒ의협신문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빈대가 급증하자 일선 의료기관도 살충제나 소독제를 찾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번 정착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식하는 빈대의 특성 때문에 우려하는 목소리다.

빈대가 사람에게 감염병을 매개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으나 많은 양을 흡혈하는 만큼 극심한 가려움을 유발한다. 이에 따라 이차적 피부감염이 있을 수 있으며, 다발적으로 물릴 시 드물게 빈대의 타액이 아나필락시스를 일으켜 고열과 염증반응이 올 수 있다.

국민적 우려가 확산되자 보건소에서는 각 의료기관에, 학교에서는 가정에 빈대 방제를 당부하는 공문을 띄웠다. 

정부와 지자체도 분주하다.

지난 3일부로 10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빈대 합동대책본부와 더불어, 7일부터는 전국 빈대 합동 상황판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인천시는 6일부터 빈대 확산 방지 합동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는데, 의료기관을 포함해 식품접객업소, 공연장, 학교 등 소독의무대상시설 13종의 소독 실시 여부 확인과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의협신문
(사진 왼쪽부터)용산구보건소에서 각 의료기관에 보낸 공문과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가정으로 보낸 안내문. ⓒ의협신문

의료기관으로서는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개인 방역에 힘쓰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분위기다. 

의료계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빈대 물림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해줘야 하는지를 묻거나, 소독제·살충제 제품과 가격을 묻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승준 용산구의사회장(최내과의원·서울 용산구 후암동)은 "아직 의료기관에서 발견됐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집단방역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빈대가) 더욱 확산될 전망인데 의료기관 입장에서 겁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몇 곳은 개인적으로 소독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도 덧붙였다.

소아가 많고 병상이 있어 빈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소아병원 쪽도 아직 내려온 지침이 없어 철저히 개인 방역하는 수준에서 상황을 살펴보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의료기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일단 빈대에 물린 환자가 온다면 물린 부위를 비누로 씻어 빈대의 타액을 제거했는지 확인하고, 감염을 막기 위해 해당 부위를 긁지 말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가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 처방과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도포 등의 처치를 할 수 있다. 

ⓒ의협신문
[그래픽=질병관리청] ⓒ의협신문

꾸준히 빈대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의 부화 기간을 고려해 방제작업 후일지라도 7~14일 간격으로 꾸준히 살피는 것이 권장된다.

질병관리청과 서울특별시의 안내를 종합하면 빈대를 찾는 '꿀팁'은 밤에 소등 후 어두운 공간에 조용히 들어가 갑자기 손전등을 비추는 것이다. 침대 모서리나 매트리스 사이를 중점적으로 살피면 어두운 곳으로 숨기 위해 움직이는 빈대를 찾을 수 있다.

성충 기준 5~6mm 크기라 맨눈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며,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점이나 벽지 틈, 소파 틈새, 책장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빈대를 직접 발견하기 어렵다면, 모기와는 달리 일렬이나 원형으로 연달아 물린 자국으로 빈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침구에서 적갈색 배설물이나 혈흔, 허물을 찾아볼 수도 있다.

다만 가열 연막과 훈증을 사용한 약제는 자제해야 한다. 진공청소기나 스팀 고열 분사를 통한 물리적 방제와, 환경부 허가 살충제를 이용한 화학적 방제를 함께 실시하는 것이 좋다. 침구 등 직물의 경우 건조기를 이용해 50~60℃ 온도에서 30분 이상 처리하면 성충과 알을 함께 박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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