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원 제외 유형별 환산지수 개정안 행정예고
의원 유형은 '별도 고시 예정'...인상률 행위별 다르게 적용
올해가 약 두 달 남았지만 아직 내년도 동네의원 수가 인상률이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올해 수가협상 결과를 가지고 행위별로 환산지수 인상률을 달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의원을 제외한 유형별 환산지수를 담은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의 내역' 일부개정(안)을 9일 행정예고하고 13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다.
건강보험요양급여비 내역에는 올해 5월 있었던 유형별 수가협상 결과가 담겨있다. 지난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도 거친 내용으로 인상률은 ▲의원 1.6% ▲병원 1.9% ▲한의 3.6% ▲치과 3.2% ▲약국 1.7%다.
복지부는 인상률을 반영해 행정예고안에 구체적인 환산지수를 명시했는데 ▲병원 81.2원 ▲한의 98.8원 ▲치과 96원 ▲약국 99.3원이다. 여기에 상대가치점수를 곱하면 흔히 말하는 '수가'가 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의원 유형의 환산지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별도 고시 예정'이라고 표시했다. 1.6% 인상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의원 환산지수는 93.6원이 된다.
복지부는 올해 환산지수 인상률 결정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의원급 인상률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게 아니라 의료행위와 연동해 인상률에 차등을 두기로 한 것.
현재 행위별수가제 아래 의료행위는 크게 검체, 기능, 영상검사, 수술, 처치 등 5개로 나눠진다. 복지부는 이 중 원가보상률이 100%를 상회하는 영역과 그렇지 못한 부분의 환산지수 인상률에 차이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지난 6월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원가보상률이 100%가 넘는 검체, 기능, 영상 검사 분야 환산지수를 동결하는 구체적인 안까지 제시했지만 공급자 단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복지부의 계획대로라면 의원급 환산지수는 1.6% 인상 재정을 통해 추가로 들어가는 2490억원의 범위 안에서 행위별로 환산지수 적용을 달리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내년에 새로운 환산지수를 적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복지부는 이달 열리는 건정심에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해야 한다. 적어도 다음 달 중 서면결의 등을 통해서라도 건정심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내년에 수가 인상률을 적용하기 위해 의료계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수술, 처치 등 상대적으로 원가 이하라고 평가받는 영역에 환산지수 인상률을 반영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반대 입장을 지속해서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10일 "수가 불균형 문제는 추가 재정을 투입해야 할 문제"라며 "환산지수를 행위별로 쪼개는 시도 자체에 반대한다. 진료과 간 합의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