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협상단' 구성, 전열 정비한 의협...단장에 양동호 광주 의장
"지금 필요한 건 의사 확대 아닌 필수의료 살리기, 목표 바꿔야"
대한의사협회가 의정협상 대표선수단을 전면 교체하고, '필수의료 회생'을 위해 결사항전의 각오로 정부와의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은 비현실적인 수가와 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법적부담으로, 이를 바로잡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9.4 의정합의를 위반해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강행할 경우 사즉생의 마음으로 투쟁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기 의료현안협의체' 구성을 마무리하고, 15일 정부와의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협상단 개편 권고에 더해,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정부와의 협상전을 대비해 전열을 정비하고 나선 것이다.
2기 협상단장은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이 맡기로 했다. 앞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지난 주말 대전에서 회의를 열고, 양 의장을 의료현안협의체 2기 협상단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협의체 부단장은 김종구 전라북도의사회장, 간사는 1기에 이어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가 역할을 하기로 했다. 협의체 위원으로는 이승주 충청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참여한다.
비교적 최근 현안협의체에 합류한 서정성 총무이사와 박단 전공의협의회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면 개편에 가까운 변화다.
이 밖에 협의체 전문위원으로 박진규 의협 부회장,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 좌훈정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김주경 의협 공보이사, 전성훈 의협 법제이사가 협상단과 함께 새 전략수립에 나선다.
의협은 새 협의체를 '2기 의료현안협의체'로 명명하고, 필수의료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해 정부와 협상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양동호 단장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은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으로 정의되는 불안정한 진료환경"이라고 진단하면서 "비현실적인 수가를 현실화하고, 의사에 대한 과도한 사법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수가인상률이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십수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밝힌 양 단장은 "사실상 마이너스 수가 현실에서 자칫 의료과오가 발생하면 수십억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니, 누가 필수의료를 하려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양 단장은 "문제는 의사 수가 아닌 진료환경"이라고 강조하고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그대로 둔 채 의대정원만 늘리자는 것은 산불이 났는데 나무를 심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의대정원 증원을 목표로 한 정부의 정책 강행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과대학 증원 수요조사가 그 대표격이다.
양 단장은 "각 의과대학에 원하는 정원을 써내라고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이 몇 마리 필요하느냐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렇게 나온 결과는 객관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9.4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정원을 포함한 주요 의료정책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짚은 양 단장은 "정부가 의정합의를 위반해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한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새로운 멤버로 15일, 정부와 17번째 현안협의체 회의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