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에 환자 몰리는데 의대정원 논의? 한숨"

"대형병원에 환자 몰리는데 의대정원 논의? 한숨"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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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늘려도 부족한 수도권과 줄여도 못 채우는 일차의원 '불균형'
미래의료포럼 "의사당 환자수는 20년 감소, 의사 부족 아닌 병상 과잉"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의대 정원에 이목이 쏠린 와중, 수도권 병상 대폭 증설에 따라 닥칠 위기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래의료포럼은 14일 "대형병원들이 수도권에 분원 11개 병상 6600개 증설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료붕괴는 발등의 불이 되었다"면서 "한가하게 의대 증원 논의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 지역의 대형병원 병상 수는 3만여개로, 수도권 분원 추진에 따라 2028년 이후에 최소 6600병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수도권 지역 병상만 30%가 늘어나는 것이다. 

미래의료포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의 상급종합병원 병상은 1만 2843개가 늘었다. 20년 치 전국 증가치의 절반이 4~5년 만에 수도권에 신설된다.

미래의료포럼은 이처럼 대형병원들이 분원 설립 경쟁에 나선 이유를 수익성 때문이라 지목했다. 한국의 병상수와 병상 증가율은 어느 나라보다 압도적인데도, 병상당 입원진료비가 이보다 빠르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12.7개로, OECD 평균 4.3개의 3배에 달한다. 의과 병상 증가율 역시 2003년 32만 9242 병상에서 2022년 68만 1204병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의협신문
20년간 상급종합병원에서 병상 입원진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래프=미래의료포럼 제공] ⓒ의협신문

미래의료포럼은 "지난 20년간 환자 증가 속도보다도 의사 증가 속도가 훨씬 빨라, 의사당 환자수는 도리어 20년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현 의료체계는 병상 수가 너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 문제이지 의사 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병상수가 반토막이 난 일차의원의 병상 가동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 반해, 대형병원은 병상을 아무리 늘려도 환자가 밀려 들어와 과부하가 걸리는 불균형이 근본적 문제"라고 짚었다.

미래의료포럼은 "상급병원들이 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에 대거 분원을 추진하는 것은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진료전달체계가 사실상 무력화됐는데 병원과 의사를 규제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대한민국 의료 근간을 위협할 수도권 6600병상 증설부터 시급히 해결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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