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회장 "10년 후 보는 의대 정원? 의료인 보호 조치 시급해"
의협 "의료인 신뢰 해치는 왜곡 위험…의협·AMA 방안 동일 맥락"
의대 정원을 수차례 늘려왔음에도 여전히 의료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미국의사협회(AMA)가 제시한 해결책 중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제시 에런펠드(Jesse M. Ehrenfeld) AMA 회장은 대국민 연설에서 "의과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을 교육하고 훈련해 의사로 양성해 내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즉각적 효과를 볼 수 있는 5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모두 의료인을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의료인력 수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강조한 것은 의료인을 향한 악의적 비방이었다.
에런펠드 회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의사와 환자 사이를 갈라놓은 이들은 의료인들을 공격과 위협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비과학적인 근거로 의료인을 공격해, 국민적 신뢰를 약화시키고 적대감을 키워 의료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사고 형벌화도 그 일례로 들었다. "의료 사고를 범죄화하는 것은 열정에 찬 젊은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길과 진료과를 재고하게 만들고, 결국 국민건강 위험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전공의 정원 확대 및 학자금 대출지원 등 확대 ▲메디케어 지불개혁을 통한 재정적 지원도 함께 주문했다.
메디케어는 노인의료보험이라 할 수 있다. 에런펠드 회장은 "물가와 인건비가 상승하는데도 의사에게 지급되는 메디케어 재정은 의대에 입학했던 2001년보다 현재 26% 감소했다"며 "분야와 기업을 막론하고, 26% 수익 감소를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데, 한국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와 소비자물가·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인상률은 역대 최저치인 1.6%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보험사의 비용 통제에 따른 과도한 행정부담을 완화하고 ▲의사 본인의 정신건강 진료·치료로 인한 고용 등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할 것을 제언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이 지난 11일 '미국의사협회 또한 의대정원 증원에 찬성한다'는 기조로 모 일간지에 보도되자, 대한의사협회는 이튿날 12일 "해당 보도와 관련해 AMA와 AAMC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즉각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의협은 "AMA의 방안은 의협이 지금까지 정부에 제안해 온 대책들과 대동소이하다"며 "국가별로 상이한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고 의대정원 확대 시도에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왜곡·편향 보도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명한다. 사실과 다른 보도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