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7000만원 투입해 신규 도입 연구했지만 "시기상조" 결론
"전립선암 치료 절반 이상…비급여 로봇수술 평가지표 설정 한계"
심평원은 신규 적정성 평가 항목 상시 제안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1년 '전립선암' 평가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들어와 신규 항목 도입을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
2022년 전립선암 적정성 평가 도입을 위해 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평가기준 개발 연구를 추진했다. 대한비뇨의학재단이 관련 연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1월 공개된 '전립선암 의료 질 관리 방안 및 평가'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평가지표까지 들어있었다.
연구진은 전립선암 질 관리를 위한 평가 지표로 ▲수술 후 3개월 내 PSA 검사 시행률 ▲수술 후 방사선 보조요법 시행률 ▲1년 이상 안드로겐 단요법(ADT)을시행한 환자의 골밀도검사 시행률을 제안했다.
이 같은 지표에 대해 비뇨의학계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전립선암 적정성 평가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평가지표 개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심평원의 행보를 적극 지원했지만 유관 전문 학회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위암, 유방암에 이어 6번째로 환자가 많은 암이었다. 5대 암으로 분류되는 간암 환자 보다 더 많았다. 남성에서는 폐암과 위암, 대장암 다음으로 많았다.
암 종별 중 발생률이 높은 암에 속하지만 개인별 증상에 따른 예후 편차 등 전립선암 치료 방향에 대한 선택지가 워낙 다양하고 치료 방법도 비급여인 다빈치 로봇수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들이 나왔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전립선암 치료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적정성 평가를 하기에는 시기상조인 부분이 있다"라며 "전립선암 치료의 절반 이상이 로봇수술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최근 국내에 도입된 중입자치료도 있는데 모두 비급여다. 그런 부분도 적정성 평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 역시 "전립선암은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하고 다양한 수술 방법과 수술난도에도 차이가 있어 평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견이 지속되자 심평원은 2년 넘도록 검토해온 전립선암 적정성 평가 도입 검토를 그만하기로 하고 지난해 말 열린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보고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전립선암 진단 방법인 PSA 측정이 널리 이용되면서 환자가 늘고, 이에 라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전립선암 병기에 따른 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 제공 및 관리의 필요성이 나와 적정성 평가를 검토해왔다"면서 "결론적으로 평가에 대한 의약학적 중요성, 개선 효과 및 평가 용이성이 낮아 신규평가 추가 검토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