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위기라더니, 비대면 감기환자만 늘었다 

보건의료 위기라더니, 비대면 감기환자만 늘었다 

  • 고신정·박양명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3.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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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면 허용한 비대면 진료 성과 있다" 자화자찬
의협 "경증 진료, 수련병원 공백과 뭔 상관...확대 시도 중단"

ⓒ의협신문
[pixabay]

정부가 비대면진료 확대 조치가 의료체계 안정화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이후 병의원 진료건수가 크게 늘어, 상급종병 환자 분산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과 함께다. 

이용자의 대부분은 감기와 같은 경증환자였다고 밝혔는데, 의료계는 "감기환자 비대면 진료가 늘어난 것이, 보건의료 위기상황 극복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이번 사태를 이용해 비대면 진료를 관철시키려는 정부의 의도가 드러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브리핑에서 비대면진료 확대가 시작된 2월 23일부터 29일까지 1주일 치의 의료기관 청구자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의원급 비대면 진료가 한 주간 3만 569건으로 전주 대비 15.7% 늘어났고, 같은 기간 병원급에서도 76건을 비대면 진료 청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연쇄사직 사태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달 23일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를 선언한 바 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해 늘어날 의료 수요에 대처한다는 목적으로 종별 제한 및 초진환자 예외조항 등을 모두 풀었다. 

이후 비대면 진료 건수가 늘어나며, 당초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상급종병에 상당수 경증환자가 있는데 현재 진료 기능이 많이 퇴보된 상태에서 중증과 응급 위주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신규환자나 외래환자를 지금 볼 수 있는 여력이 안된다"며 "이에 환자 의료접근도 향상을 위해 비대면진료를 확대했고 경증환자 외래수요를 지역 병의원 비대면 진료를 통해 해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에 있는 한 병원은 증상이 경미한 비염환자 수요가 많았고 환자 만족도가 매우 크다는 의견을 전해왔다"며 "비대면진료 성과를 지속 모니터링하며 국민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보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병원을 찾은 비대면진료 환자의 대부분은 감기 등과 같은 경증환자"라고 덧붙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사태 이전에도 상급종병 이용이 부적절한 사례이며, 개원가에서 대면진료로 수용 가능한 환자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의료계는 정부가 혼란을 틈 타 비상진료와는 무관한 비대면 진료를 전면 시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면진료는 현행 의료법상 그 시행 근거가 없다. 코로나19 이후 법제화 시도가 이뤄졌지만 안전성 등의 문제로 무위로 돌아간 까닭이다. 이후 정부는 제한된 시범사업 형태로 그 명맥을 이어왔는데, 전공의 연쇄사직 사퇴가 벌어지자 다시 제도의 전면 확대를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는 14일 "정부가 마치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조치가 현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인 양 호도하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진료하고 있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확대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증질환 비대면진료 증가가 수련병원 의료 공백 사태 해결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그동안 의료계는 광활한 국토를 가진 국가에서도 비대면진료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고, 법적 분쟁의 위험성과 의료 과소비 조장, 중증 및 응급 질환의 치료 시기 지연 등의 문제를 지적해왔다"고 환기한 의협 비대위는 "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정부는 이번 사태를 이용해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를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정부는 협의를 통해 시범사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비대면 진료를 막무가내로 전면 확대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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