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사회 75차 정총, 슬픈 이임식 "어려운 시기의 새 집행부 염려·응원"
이주병 제31대 회장 "15곳 중 9곳 시군 인구소멸인 충남, 지역의료 붕괴 막아야"
투쟁은 이제 '시작', 예산 논의도 고심…정부 규탄 결의문 내용이?
충청남도의사회가 새 리더를 맞으면서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충남의사회 제75차 정기대의원총회가 21일 라마다앙코르바이윈덤 천안에서 열렸다. 이날 부로 이주병 회장·선우재근 의장이 차기 충남의사회를 이끌어 가는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은 이들을 향한 우려와 격려가 쏟아졌다.
전임 의장인 이승주 의장은 "의료현안협의체에 숱하게 참여했고, 정부측에 증원 규모를 서로 상의해보자고 했으나 줄곧 묵묵부답이었다"며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료계와 의대정원을 논의했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대로라면 의사들은 '의새'가 아닌 '의노예'가 될 것"이라며 "이제 시작이다. 후배들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올바른 의료를 이뤄나가기 위해 반드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보연 제30대 충남의사회장도 이임사를 통해 "차기 집행부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 취임하심에 송구스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많은 성원을 받으며 대성공을 거두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또 "'의새'는 직업 선택의 자유도 제한될 수 있다는 보건복지부 차관의 망발은, 대한민국 의사는 인권을 철저히 침해당할 수 있는 '의노예'임을 확인시켜준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막아내지 못한 것에 의료계 리더 한 사람으로서 깊은 반성과 사과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새롭게 회무를 시작하게 된 이주병 제31대 충남의사회장은 "충남은 수도권과 인접하고 천안·아산 등이 서울까지 접근성이 굉장히 높으면서도, 15개 시군 중 9곳이 인구소멸지역인 대표적 도농복합지"라며 "도시 외 지역은 의료기관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는데, 현 정부 정책이 지역의료 황폐화를 야기할 거란 불안감이 크다"고 짚었다.
이주병 신임 회장은 "회원 보호와 더 나아가 도민들의 건강을 위해, 현 문제에 타개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도 참석해 "끝내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올 다리가 부서지고 교수들이 사직 준비를 하고 있다. 빅5 병상가동률도 50%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의료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정부에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미래의료의 주인공이자 주역들은 의대생·전공의들을 끝까지 지키고 지지해야 한다"고 보탰다.
이날 선우재근 의장이 단독후보로 의장에 선출 됐는데, 신임 의장이 이끄는 예·결산 보고에서는 대의원들로부터 투쟁과 의대생·전공의 보호·지원을 위한 지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재원이 쓰인다면 궐기대회 등 행사보다도 실질적으로 후배들의 법률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중지를 모았다. 최종적으로는 3억 5415만 5009원 2023년도 결산안과 3억 8853만 4989원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충남의사회 회원들은 현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저지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졸속 추진한 2000명 의대 증원을 즉시 철회하라. 석양이 지듯 대한민국 의료는 붕괴돼가고 있다"며 "열심히 코로나19 사태를 막아낸 의사들을 토사구팽하고 탄압과 겁박으로 불법적 명령을 즉각 중지하라. 핵심적 가치인 국민 생명을 도박하듯 건 위험천만한 정책을 밀어붙이지 말고 조건 없는 대화의 장에 나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