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표현 '자살' 선택 가능한 대안이라는 잘못된 인식 줘"
언론중재위, 5월부터 시정 권고 "40분에 한 명 자살하는 비극 멈춰야"
언론중재위원회가 '자살' 관련 기사 제목에 '극단적 선택' 대신 '사망' 혹은 '숨지다'와 같은 객관적 표현을 사용해 달라고 권고했다.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이석형)는 5월 1일부터 기사 제목에 '극단적 선택'·'극단 선택' 등으로 표현한 기사에 대해 시정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대다수 언론은 '자살'이란 용어를 헤드라인에 쓰지 말라는 한국기자협회의 '자살보도 윤리강령'에 따라 관행적으로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언론중재위는 "'극단적 선택'은 자살을 사망자의 능동적 선택으로 오인하게 하는 표현"이라면서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은 자칫 '자살이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정서적 고통으로 이성적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한 행위를 개인의 선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힌 언론중재위는 "유사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을 모방 자살의 위험에 노출 시킬 수 있다"면서 "불가피하게 자살 사건을 보도해야 하는 경우, '사망' 혹은 '숨지다'와 같은 객관적 표현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언론중재위는 "자살 보도에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면서 "높은 자살률은 심각한 사회문제이며, 자살 보도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언론과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언론중재위는 자살 사망자 또는 유족의 신상을 공표하는 보도, 자살 장소 및 방법 등을 상세히 묘사하는 보도, 자살 동기를 단정하는 보도에 대해서도 시정을 권고해 왔다.
시정권고를 담당하고 있는 조남태 심의실장은 "40분에 한 명, 하루에 36명, 1년에 1만 2000명이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현실을 생각할 때, 조금이라도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면서 "자살 보도에서 독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는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모방 자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여러 부처별로 각각 운영해 온 자살예방 상담 전화를 109번으로 통합했다.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청소년 상담전화(지역번호+1388), 한국생명의전화(1588-9191), 다들어줄개(카카오톡·앱·페이스북/청소년모바일상담센터 문자 상담 1661-5004),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02-3706-0500)은 기존대로 운영한다. 아울러 1393 상담전화는 변경 소식을 접하지 못한 이용자들을 위해 일정 기간 운영할 계획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