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진료 환경 너무 가혹…수가 개선 선결과제

외상 진료 환경 너무 가혹…수가 개선 선결과제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6.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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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학회 국제학술대회 성황…"외상은 당연히 필수 영역"
군진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등 참여 다학제학회 위상 다져
학문적 질 관리·정책개선 현안 대응·전문인력 경쟁력 제고 주력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대한외상학회는 13∼1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Time to leaf forward again' 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PPTC 2024)를 열고, 다학제학회로서의 위상 확립과 큰 진전을 위한 미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외상학회는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비롯 군진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이 함께 하는 다학제학회로 14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올해 학술대회는 국내 학술대회로는 39회, 국제학술대회로는 열 한 번째를 맞는다. 외상학회는 국내에 외상센터가 개설되기 시작한 2013년부터 국제학술대회로 진행하고 있다. 

'PPTC 2024'에는 920명이 등록했으며, 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 등 군진에서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대거(350명) 참석했다. 

외상학회는 다학제학회로서 대한창상학회, 대한응급의학회, 응급중환자영상학회, 대한골절학회 등 외상 관련 학회와 MOU를 체결하고 발전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해외 교류 영역도 넓히고 있다. 일본외상학회와 협력 틀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만·호주외상학회와의 교류도 추진 중이다. 

외상학 세부전문의제도는 외상학 발전의 중심축이다. 현재까지 351명의 세부전문의를 배출했으며, 외과 전문의(147명)가 가장많고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14일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외상전문의로서 진료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 (왼쪽부터) 조항주 이사장, 오종건 회장, 유병철 학술이사.
대한외상학회는 13∼1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Time to leaf forward again' 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PPTC 2024)를 열었다. (왼쪽부터) 조항주 이사장, 오종건 회장, 유병철 학술이사.

조항주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오종건 회장(고려의대 교수·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유병철 학술이사(가천의대 교수·길병원 외상외과) 등이 참석했다. 

외상전문의로서 희생이 전제된 길을 걷고자 의지를 갖고 발을 들여놓아도 뜻을 세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종건 회장은 "우선적으로 수술에 대한 수가가 너무 낮다.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의사가 줄어드는 이유는 진료환경이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진료할수록 손해보는 상황이어서 경영진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지원은 바랄수도 없다"라면서 "제자(정형외과 전문의) 가운데 뜻을 갖고 외상전문의로 살아가기 위해 지방에 가족과 함께 내려가서 집까지 구하고 지내다가 결국 그만두는 경우를 봤다. 안타깝고 속상하다. 외상은 필수영역이다. 당연히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가중치가 부여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오종건 회장은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가 외상 수련을 받고 외상전문의로서 외상센터나 대학병원에 근무하게 되면, 그 하는 일에 대해 가중치를 둬야 한다. 외상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일정 비율 이상 외상진료를 수행하고 있다면 그런 전문가에게는 확실하게 보상해야 한다.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에게 그에 걸맞는 가치를 부여하는 게 마땅하다"라면서 "남이 가지 않는 길에 들어선 의사들, 자기를 헌신하려고 마음먹은 의사들에게는 특별한 대우를 해야 한다. 사람의 역할에 대해 가치를 보상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 그러면 하는 사람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외상학회는 학술적 근거 마련은 물론 정책 대안 제시에도 주력하고 있다.  

조항주 이사장은 "학회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게 학문적 실력을 함양하고,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이다. 또 한 가지는 정책 개선을 선도하는 데 있다. 국회,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등 다양한 정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라면서 "외상 분야에도 다양한 과제가 있다. 수가만 해도 현재 외상수가의 적어도 다섯 배는 돼야 적정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수가에만 치중할 수는 없다. 병원에서도 외상분야에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 또 외상센터에 근무하는 전문인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학회의 역할을 찾겠다"라고 전했다.

외상 분야 발전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유병철 학술이사는 "10년전 권역외상센터의 문을 열면서 정부는 기관당 공사비 80억원을 지원했으며, 해다마 인건비 1인당 1억 2000만원(현재 1억 38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예방가능사망률(40%→10%)은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치료법에도 큰 진전이 이뤄졌다. 예전 같으면 생명을 잃었을 많은 환자들을 살리고 있다"라면서 "문제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는 데 있다. 수가는 움직이지 않고 인건비만 투입하다보니 병원 입장에서는 인건비 외에는 투자요인이 없다. 급여가 10여년째 비슷한 수준이다보니 외상전담의사로 일하다가 다른 영역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잦다. 외상수가 개선이 선결과제"라고 짚었다.  

내년은 학회 창립 40주년이다. 

조항주 이사장은 "지난 1985년 창립된 대한외상학회는 내년 4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학회를 이끌어 주신 원로·선배 교수님들의 노고 덕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라면서 "군진의사는 물론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외상관련 전문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학회로서 위상과 책임을 다질 수 있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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