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마종기문학상'에 이병률 시인

제1회 '마종기문학상'에 이병률 시인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9.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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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속 깊은 위로와 치유의 마음을 오랫동안 건네온 시인"

이병률 시인
이병률 시인

'마종기문학상' 초대 수상자로 이병률 시인이 선정됐다. 

연세의대 총동문회가 지난해 제정한 이 상은 마종기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했으며, 후원은 파미셀(주)가 맡았다. 시상식 24일 오후 연세의료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유일한홀에서 열렸다.

마종기문학상은 한국문학사에 중요한 시세계를 남겼으며, 의대 교육과정에 인문학을 도입해 '문학의학회'를 창립하는 등 의료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마종기 시인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했다. 아름다운 모국어로 세상에 위로와 치유의 마음을 선사하는 시인들을 널리 발굴하고 알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마종기 시인은 연세의대 재학 중이던 1960년 시인 박두진 선생의 추천으로 '해부학교실', '나도 꽃으로 서서' 등을 발표하며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의예과 공부를 하면서도 꾸준히 시를 발표하면서 '연세문우회' 활동을 하던 중 첫 시집 <조용한 개선>으로 제1회 연세문학상을 수상했다. 군의관 시절에는 두 번째 시집 <두 번째 겨울>을 펴냈으며,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1980) <이슬의 눈)(1997) 등 시작 활동은 끊이지 않았다. 오하이오주립병원 수련의 시절에는 황동규·김영태 시인과 3인 시집 <평균율>을 출간했다. 

등단 55주년인 2015년에는 시집 <마흔 두겹의 초록>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영시집 <Forty Two Greens>(마흔두 개의 초록·2019)가 뉴욕의 코드힐 프레스(Codhill Press)를 통해 발간됐다. 등단 60주년인 2020년 <천사의 탄식>을 상재했다. 

40년간 영상의학과·소아청소년과 의사로 환자들을 만난 마종기 시인은 은퇴 후인 2002년부터 6년간 모교 연세의대의 초빙교수로, '문학과 의학' 강의를 통해 예비 의사들에게 문학과 인문학의 지평을 넓혔다. 

제1회 마종기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이병률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기뻤으며 그리고 이내 숨이 찼다. 그만큼 저의 문학세계는 찬란한 빛이 가득한 세계에 속해 있기보다 언제나 맨 아래 바닥이고 모서리이며 여전히 음지인 탓"이라면서 "세상 모든 시인이 쓰고 있는 시는 빛보다는 어둠쪽으로 자라느라 한없이 절룩이는 식물쪽에 가까운지 모른다. 그런 저에게 큰 빛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병률 시인은 그동안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2011) <바다는 잘 있습니다>(2017)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2020)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2024) 등을 펴냈다.

마종기문학상 심사는 이희중 시인(전주대 교수), 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등이 맡았다. 

유성호 교수는 "이병률 시인은 한국 시단에서 가장 속 깊은 위로와 치유의 마음을 오랫동안 건네온 시인이다. 자신만의 확고한 시세계를 구축한 시인은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문학과 지성·2024)을 통해 마음 속에 오래도록 품어왔지만 끝내 사라져버린 순간들을 아름다운 언어로 구축했다"라면서 "바람과 소통하면서 누군가를 사력을 다해 사랑하고, 찬란하기 그지없는 순간을 축조하면서, 이 '사랑의 사제'는 때로 혼자, 때로 누군가와 함께 이 가파른 세상을 건너가고 있다. 그 순간순간 우리에게 선사한 위로와 치유의 언어야 말로 마종기 시인이 우리에게 건넨 서정의 핵심을 이병률 버전으로 이어가고 변형해간 것일 터이다. 앞으로도 시인의 더 밝고 환한 사랑의 세계를 통해 한국 시의 발전을 이뤄가기를 희원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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