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입법센터 의견수 1만 5984건·조회수 6만건 돌파…올해 1위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 규정 일부개정령안 의견제출 11월 4일까지
교육부가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관(현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공백 시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불인증 시 1년 이상 보완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을 입법예고하자 "교육의 질을 망가뜨리고 교육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발상"이라며 반대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행정절차법에 따라 법안을 공개한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에는 '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과 관련한 의견이 15일 현재 1만 5984건이 달렸다.
이같은 의견수는 올해 1∼10월까지 입법예고한 1845건 가운데 부동의 1위다. 2위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재입법예고'(1만 2021건), 3위는 '정보통신공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5303건)다. 올해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올라온 의견수 1000건 이상 법안은 12개에 불과하다.
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https://opinion.lawmaking.go.kr/gcom/ogLmPp/79914?pageIndex=4)은 교육부가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관인 의평원을 취소하더라도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신설했다. 즉 의평원이 부재하더라도 기존 평가·인증 기간을 연장토록 허용, 무한 연장도 가능하다.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교육여건이 저하돼 인정기관에서 불인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1년 이상 보완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평가인증 기준 등 중대한 변경 시 사전에 교육부 인정기관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근거를 신설, 인정기관심의위가 의평원을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평가인증 기준·방법·절차 등을 변경할 경우 최소 1년 전에 확정, 사전에 알리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의견을 제출한 송OO 씨는 "고등교육법상 2년 전에 고시하고 확실하게 교육시설을 확인하여 증원정책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무리하게 정책을 시행했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입법으로 뭉개려는 시도로 보인다"면서 "결과적으로 의대교육의 질을 낮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증평가 기준이 사라지면 우리나라의 의사들은 국제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중국의사 꼴이 난다"고 지적한 임OO 씨는 "질이 떨어지는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고 싶지 않다. 이런 졸속 행정, 탁상행정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OO 씨는 "교육부의 '평가·인증에 관한 개정안' 입법예고는 평가인증기관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사전심의로 평가·인증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정책 인정기관 취소 등으로 의평원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면서 "인정기관이 존재하지 않거나 평가 불가능한 부득이한 상황을 위해 입법한다는 것은 부득이한 상황을 멋대로 만들고 평가 불가능한 상황을 일부러 야기한 후 억지로 인증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윤OO 씨는 "의평원에 국가가 개입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헌법을 위배하고,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을 현저히 붕괴시킬 수 있다"며 "너무나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대학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평가를 안한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밝힌 안OO씨는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인증 기준에 맞는, 올바른 질의 교육을 제공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인증기관의 존재 이유"라면서 "정부 마음대로 의대교육을 주무르고 엉망으로 만들겠다는 법안"이라고 반대 입장을 적었다.
국민참여입법센터는 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과 관련해 11월 4일까지 국민의 의견을 접수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