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사과 "부덕의 소치, 되돌아보겠습니다" 

임현택 의협 회장 사과 "부덕의 소치, 되돌아보겠습니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10.3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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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회원 서신문 통해 "3월 임현택과 같은 사람"
거친 언행 거듭 사죄하며 모든 SNS 계정 삭제 약속
"전쟁에서 적전분열은 필패 원인…혼란 가중될 것" 우려도

ⓒ의협신문
지난 4월 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회장이 대의원에게 각오를 다지며 인사하고 있다. ⓒ의협신문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백 번 사죄드립니다."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취임 반년 만에 '불신임' 위기를 맞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머리를 숙였다. 임현택 회장은 30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거듭 '사죄'의 뜻을 표시했다. 

지난 21일 조현근 대의원(부산)은 전체 대의원에게 임 회장 불신임과비대위 설치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요구안 동의서를 발송, 3일 만에 발의를 위한 숫자를 모두 채워 제출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29일 저녁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임총을 열기로 확정했다.

임현택 회장은 가장 먼저 불신임안 발의까지 나온 현실을 놓고 "매우 송구하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모두 부덕의 소치"라고 자세를 낮췄다.

회장 당선 이후 연신 논란을 빚은 거친 발언에 대해서도 앞으로 유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나아가 개인 SNS 계정을 모두 삭제하고 언행도 유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회장은 "때때로 회원과 전공의, 그리고 의대생이 당하는 피해와 불이익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친 언행을 했다"며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도 부적절한 대처로 회원에게 깊은 실망을 드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찰"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 불신임 안건이 '회초리'라고 표현하며 "신뢰받는 리더십을 갖추겠다"고 읍소했다. 지난 3월 회원 선택을 받았을 때와 여전히 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내부 분란을 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임 회장은 "전쟁에서 적전분열은 필패의 원인"이라며 "우리끼리 갈등과 분열을 누가 가장 반가워하겠나. 의협회장 탄핵은 결과적으로 내부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우리 스스로는 무력화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과오를 만회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길 감히 부탁드린다"라며 "불신임안 상정이라는 회초리를 맞으면서 저와 집행부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임 회장의 대회원 서신 전문.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저의 불신임안이 대의원회에 발의돼, 회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제 부덕의 소치임을 통감합니다. 무엇보다도, 엄중한 상황에 제 개인의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립니다. 

저와 의협 42대 집행부는 출범 직후부터 정부의 의료농단 사태 대응으로 여념이 없는 나날을 보냈고, 저는 때때로 우리 회원들과 전공의들, 그리고 의대생들이 당하는 피해와 불이익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친 언행을 했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입니다. 

이번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저의 부적절한 대처로 회원 여러분께 깊은 실망을 드렸습니다. 회원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에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저의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고, 언행도 각별히 유의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정부의 의대증원 등 의료농단 정책 강행을 저지하라고, 압도적인 지지로 저를 의협회장으로 뽑아주신 회원님들의 뜻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회무 운영상의 부족함과 미흡함으로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어 비통하지만, 지난 3월 회원들이 선택해주신 임현택과 지금의 임현택은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전쟁에서 ‘적전분열’은 필패의 원인입니다. 우리끼리의 갈등과 분열을 누가 가장 반가워하겠습니까. 의협회장 탄핵은 결과적으로 내부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우리 스스로는 무력화될 것입니다. 

저의 잘못을 가벼이 여기고 회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회원 여러분께서 저에게 부여하신 의협회장의 임기 동안, 과오를 만회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길 감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불신임안 상정이라는 회초리를 맞으면서, 저와 집행부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하겠습니다. 회원분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듣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심기일전하여 명실상부한 전문가단체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신뢰받는 리더십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42대 집행부가 회원 여러분께서 부여하신 임무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 10. 30
대한의사협회 회장 임현택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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