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리더·경청하며 소통하는 리더·안전하고 건강한 길 찾아가는 리더
의료 공급자·소비자 함께 모여 올바른 의료개혁 방향·해결책 논의
<알려드립니다>
의협신문은 제43대 의협회장 선거와 관련 각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은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 측으로부터 3회까지 받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한 시민이자, 의료 소비자로서, 여성기독교시민단체장이자 지난 20여 년간 기업의 임원들의 리더십 향상을 도운 리더십 코치로서,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나선 강희경 후보를 지지합니다. 제가 지지하게 된 이유가 이 글을 보시는 여러 의사선생님들 역시 강희경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초 여름이지만 이미 뜨거웠던 지난 6월 어느 날, 의료 대란은 악화 일로에 있었고 서울의의·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비대위)가 전공의 문제 등의 해결을 촉구하며 집단 휴진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한국YWCA연합회장인 저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어쨌든 집단 휴진을 막아보고자 다른 소비자 단체인 녹색소비자 시민연대와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서울의대비대위를 만났습니다. 그것이 강희경 교수를 처음 조우한 장면이었고, 그때 모습은 잊을 수 없습니다. 일방적인 정부의 정책 주도로 인해 전공의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그들을 지키기 위해 의사들이 환자들을 눈 앞에 두고 최후의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고뇌에 차 있었습니다.
소비자인 우리는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치유자들인 의사선생님들이 어쩌다 격무에 시달리는 노동자이자 피해자로써 울부짖고 있는지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럼에도 의사선생님들보다 더 약자인 고통받는 환자들을 기억하고 우리 사회의 전문가이자 그 동안 기득권을 누렸던 이 사회의 리더로서 환자들을 위해 생각을 바꿔달라 했습니다.
강희경 교수는 우리의 모든 얘기를 숨죽이고 눈물 흘리며 깊이 경청했습니다.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돌아보며 생각을 모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인 우리는 6개월째 매주 월요일 저녁, '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의료정책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을 모시고 배우고 논의하며 행동할 것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쌓여왔던 우리 의료 시스템의 문제들을 규정하고, 장기적인 문제로 드러난 단기적인 위기 문제(acute on chronic)의 해결책은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큰 그림에서 어떻게 의료개혁 방향을 정해야 해결할 수 있는지 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현 시국이 도래하기 전에 정부 주도의 의료개혁 특위를 멈출 것을 성명으로 밝혔고, 다양한 주최의 토론회에서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길의 방향과 중장기적인 의료개혁 과제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의료 소비자와 공급자 중에서 뜻을 같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많은 사람과 지속해서 연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의협의 리더십 변화 상황에서 강희경 교수는 전국의 의사선생님들과 더 깊이, 더 넓게 연대하고자 새로운 길을 나섰습니다. 지난 6개월은 매주 우리의 삶에 비하면 짧은 세월이지만 각자의 경력에서 매주 깊이 만나는 친구이자 동역자로서 강희경 교수를 의협회장 후보로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지하는 첫째 이유는, 강희경 교수는 '상처 입은 치유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대다수 의사선생님들처럼 강희경 교수도 임상을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건강하게 만드는데 기쁨을 가지고 살아왔던 착한 의사 중 한 분입니다.
하지만 의료 대란에서 임상의로서 머물러 있을 때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이면서 많은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상처에 머물기보다 자신의 상처를 통해 환자와 의료계, 더 나아가 이 사회를 돌보고 치유해야 함을 깨닫고, 진정한 치유자로서 거듭나고 있습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인 강희경 교수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했습니다. 즉, 몰랐던 것은 몰랐다고, 그래서 부끄럽다고, 그러나 지금이라도 배워서 환자들을 치유하는 본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바르게 해보겠다고 말하고 행동하는 리더입니다.
의료 대란을 통해 입은 치유자로서의 상처를 통해 고통을 가진 타인에게 더 깊은 위로와 지지를 보여주며 상호 성장하고 치유를 나누는 진정한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었습니다.
둘째, 강희경 교수는 상대의 이야기에 온 몸과 마음을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입장과 생각이 다르고 쓰는 언어가 달라도,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경청하며, 바로 답하기보다는 충분히 침잠하여 생각하고 서로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이후 자신의 의견을 합리적이고 간명하게 밝히는 리더입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 상황에서도 소비자와 함께하며 다른 의견이라도 깊이 숙의할 기회와 장을 만들었고, 의사로서의 의견을 적극 대변할 뿐 아니라 비록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주장과 방향이 합리적인 것들이 있다면 듣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소통해왔습니다.
셋째, 길을 찾아가는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존 맥스웰(John C. Maxwell)은 "리더는 길을 알고, 길을 가고, 그 길을 보여주는 사람(A leader is one who knows the way, goes the way & shows the way)"이라고 했습니다. 길을 찾아가는 리더는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알아야 하며, 함께 발견한 길을 갈 길로 만들어 보여주어야 합니다.
소아신장 전문의로 일했던 강희경 교수는 이제 새로운 길을 나섰습니다, 자신의 환자들이 더 나은 의료 시스템 안에서 치료받고 건강해지도록 돕기 위해, 자신을 비롯한 함께 일하는 동료와 후배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만들어 가고자 여러분을 초대하며 의료소비자인 우리와 이 나라에 더 나은 의료시스템의 새 길을 열어 보여줄 것으로 믿습니다.
저의 지지가 여러분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척박한 의료 환경에서 환자의 고통을 덜어내고 함께 눈물 흘리며 치유에 힘쓰는 이 땅의 모든 상처 입은 치유자들에게 감사드리고 깊은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