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은 의대생에 '만족도' 높고 의학 전공 만족도는 의전원생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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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및 이공계 분야 교수와 학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단독 입수했다.
이어 이 설문조사 내용을 보도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의학교육계의 권위 있는 교수들의 자문을 거쳐 상당 기간 신문사 내부 논의를 진행한 결과 공개하는 것이 향후 의료계 및 의학계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 객관적인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키로 결정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대 학생과 의전원 학생 간 학업성취도는 '학년별 평균점수'를 기준으로 할 때 별 차이가 없으나, 의대·의전원 병행체제 대학 교수들은 의대생(59.0%)이 의전원생(4.4%)보다 상대적으로 더 우수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교과부의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한 병행체제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학생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의대생(71.4%)에 대한 만족도가 의전원생(27.1%)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그래프 1>.
아울러 이공계 교수 응답자 350명 가운데 69.7%(244명)가 '의전원 제도가 이공계 학문의 발전 또는 신입생의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공계 교수들을 상대로 의전원 제도 만족도를 물었더니 346명 중 49.4%(171명)가 '불만'이라고 답변했으며, '보통'은 41.6%(144명), '만족'은 10.1%(35명)로 나타났다.
의전원생 265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고교 졸업 후 입학 때까지 소요된 평균비용(사설 교육기관 수강료 및 소요 경비만 포함)은 약 511만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앞서 의사양성체제에 대한 결정을 5~10년 연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 방안은 고려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정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이사장(서울의대 학장)은 "의대·의전원을 병행하고 있는 대학은 운영이 정말 어려운 상태"라며 "올해 의사양성체제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수험생들의 예측가능성을 위해)실제 시행하려면 최소한 3년간은 현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과부 산하 의·치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해 말까지로 예정됐던 활동시한을 4개월 간 연장해 이 문제를 논의 중이다.
의대와 의전원 병행대학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학업성취도에 대한 상대적 평가에서 의대생이 우수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으며, 만족도 역시 의대생이 높았다.
병행대학 12곳의 교수 612명에게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는 어떻습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의대생이 우수하다'가 59.0%(361명)인 반면 '의전원생이 우수하다'는 4.4%(27명)에 그쳤다. '차이 없다'는 36.6%(224명)였다<그래프 2>.
또한 병행대학에 '학생에 대한 교수진의 전반적인 만족도 평가는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의대생'에 대해선 응답교수 594명 중 '만족' 71.4%(424명), '보통' 25.6%(152명), '불만' 3.0%(18명)인 반면 '의전원생'에 대해선 응답교수 590명 가운데 '만족' 27.1%(160명), '보통' 50.2%(296명), '불만' 22.7%(134명)로 집계됐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4년간 11곳 병행대학 의대생·의전원생의 학년별 '평균점수'를 비교한 결과 대체로 비슷하거나 의전원생이 미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1>.
하지만 이와 관련해 복수의 병행대학 소속 교수들에게 실제 경험을 질문했더니 다른 해석이 나왔다. 이들은 "성적 분포를 보면 평균점수는 의전원 학생들이 약간 높지만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은 의대생들인 경우가 많다"며 "설문조사 결과는 평균점수이기 때문에 이를 해석하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대의 한 교수는 "의대에는 의전원에는 없는 정원외 입학생과 군 위탁생이 있는데, 성적이 2.0대로 낮거나 국시 합격률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꽤 있다"고 전했다.
본과 학생의 평균 유급률(2005~2007년)도 의전원이 조금 낮게 집계됐다<표 3>.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의대·의전원에 진학할 때까지 준비에 필요한 평균비용(사설 교육기관 수강료 및 소요경비만 포함)'은 의대생 410만원, 의전원생 511만원으로 나타났다<그래프 3>.
교과부 설문조사 보고서는 2008년에 발간된 '의료인력양성체제 비교평가 및 전문대학원 체제발전연구 최종보고서'를 인용해 의전원 학생의 77.2%가 학원에서 준비했고, 평균 등록금은 월 60만원 정도이며, 의전원의 학기당 등록금은 의대일 때의 수준에 비해 1.1~2.7배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고교 졸업 후 의대·의전원에 입학할 때까지 소요된 평균기간(대학·대학원 등 정규 교육기관 및 학원 등 사설교육기관 재학기간 포함)'은 의대생이 1.4년, 의전원생이 5.5년이었다<그래프 4>.
설문에 응한 의대생 5594명과 의전원생 2743명 등 8337명의 학생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평균나이'는 각각 23.6세와 27.9세로 의전원생의 평균 연령이 4.3세 많았다<그래프 5>.
'남녀 비율'은 의대생의 경우 70.5%대 29.5%로 남학생이 많았으나 의전원은 47.4%대 52.6%로 여학생이 다수를 차지했다<그래프 6>.
남학생만을 대상으로 '군 미필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의대생은 3840명 가운데 88.4%(3396명)이 미필인 반면 의전원생은 1274명 가운데 30.6%(390명)에 그쳤다<그래프 7>.
의학을 전공하는 데 따른 만족도는 예상대로 의전원생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의전원생의 경우 전체 응답자 2720명 가운데 1896명(69.7%)가, 의대생은 5357명 가운데 53.2%(2849명)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그래프 8>.
의전원 제도가 이공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곳 대학 이공계 교수 350명을 대상으로 '의·치전원 제도 도입 이후 학생들의 수업태도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변화 없다'가 59.1%(59명), '부정적 변화' 20.0%(70명), '긍정적 변화' 18.3%(64명)였다<그래프 9>.
이공계 교수를 대상으로 한 의전원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교수 346명 가운데 '불만'이 49.4%(171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보통' 41.6%(144명), '만족' 10.1%(35명) 순으로 나타났다<그래프 10>.
의전원의 '필요성'에 대해선 이공계 교수 347명 중 보통'을 선택한 비율이 41.5%(144명)로 가장 많았으나, '불필요'도 40.9%(142명)에 달했고 '만족'은 17.6%(61명)였다<그래프 11>.
'의·치전원 제도가 이공계 학문의 발전 또는 신입생의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이공계 교수 350명 가운데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이 69.7%(244명)에 이르렀고, '보통이다' 22.3%(78명), '도움이 된다' 8.0%(28명)로 나타났다<그래프 12>.